레이저 응용장비 제조업체 ‘이오테크닉스’는 올해 일본시장에서 최고 60억원가량 매출을 기대한다.
지난해에는 40억원을 올렸다. 일본 반도체업계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가 늘면서 공작기계에 레이저 장비를 결합하는 추세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로 한국에서 들여오는 장비에 가격상승 요인이 생겼지만 원가절감 노력으로 극복했다. 레이저 원천기술 보유, 공정 수직계열화가 비결이었다. LD, 레이저, 시스템, 광학기술 등 전 공정에 걸쳐 직접 제품을 제작하는 저력도 이오의 자랑이다. 도시바, 롬, 마이크론 등 거래기업으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이병규 이오테크닉스 일본지사장은 “환율 위험에는 가격인상으로 대응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오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오가 일본에서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2002년 일본지사 설립 멤버다.
이오가 일본에 자리 잡은 비결은 ‘신뢰’다. 이 지사장은 “일본에서는 제품에 문제가 생길 때 원인·대책을 종합적으로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는 ‘고객 문의에 24시간 내 응답·해결’이 13년째 원칙이다. 아무런 기반 없이 뛰어든 시장에서 수십차례 고객을 만나며 쌓은 노하우를 매뉴얼화했다.
2009년부터는 KOTRA 지원으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KOTRA 도쿄IT지원센터에 입주해 업무공간을 확보했으며 세제, 고객사 연결 등 사업 기초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지사장은 “KOTRA 노하우는 중소기업에 큰 힘”이라고 말했다.
이오테크닉스는 ‘매출 100억원, 인지도 향상’을 일본시장 목표로 삼았다. 세계 최고 기술력의 일본 부품이 반도체 구조개편 후 전기차, 고속철 등에 응용되는데다 설비 교체도 잇따르며 사업 확대 호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 지사장은 “일본 고객사는 기술, 사업 등 배울 게 많은 상대로 당장 이익을 쫓기보다 꾸준히 공들여야 한다”며 “한국산에 대한 일부 편견도 기술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곳이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