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IO 1세대, "인터넷은행 성공은 글쎄…핀테크는 금융산업 변화"

금융권 최고정보책임자(CIO) 1세대는 국내 처음 선보일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에 회의적 시각을 제시했다. 조흥·상업·제일은행 등을 사라지게 한 신용리스크를 인터넷전문은행이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간편결제로 대표되는 핀테크는 트렌드가 아닌 금융산업을 변화시킬 핵심 이슈로 언급됐다.

금융 CIO 1세대, "인터넷은행 성공은 글쎄…핀테크는 금융산업 변화"

이강태 전 비씨카드 사장, 김광옥 전 IBK시스템 사장, 황주현 전 교보정보통신 사장 등 금융권 CIO 1세대는 최근 전자신문과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사장과 황 전 사장은 국내 대표적 CIO단체인 한국CIO포럼 전·현직 회장이다. 김 전 사장은 농협 CIO를 역임하는 등 금융IT 분야에서 30년 이상 근무했다.

1호 타이틀을 놓고 금융·인터넷·유통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강하다. 이 전 사장은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에 대출해주고 해당 기업이 부도나면 부실을 안고 같이 망하는 구조”라며 “기술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김 전 사장은 “해외 사례를 봐도 금융권에 위협을 주면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단 신종서비스를 개발, 접근하면 일시적으로 고객층을 확보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지만 신용을 확보하지 못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황 전 사장은 저금리 시대 효율적 자산운영방법을 찾고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면 성공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핀테크 이슈가 금융산업을 변화시킬 방향이라는 데는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황 전 사장은 “정부가 관련 업계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며 “단정하기 이르지만 한번 왔다가는 트렌드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사장은 “금융권은 큰 충격으로 핀테크를 받아들인다”며 “혁신적 발전방향이나 개혁적 의견이 기존 금융관행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IT강국이라는 이점을 활용, 금융 산업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전 사장은 핀테크를 금융산업에 불어닥친 거대한 IT쓰나미에 비유했다. 핀테크 시대 CIO의 적절한 대응 자세도 요구했다. 이 전 사장은 “CIO는 현업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책임을 CIO가 진다”고 강조했다. 더 빠르게 움직이라는 뜻은 현업 개발요구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개발해 현업에 제공하라는 것이다.

김 전 사장도 “CIO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 자세로 핀테크 업무를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전 사장도 “현업에 반걸음 앞서 핀테크 활용 방안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정부의 제도 개선에 대해 정부 스스로가 코치가 되려 하지 말고 심판이 되라고 요구했다. 직접 시장 개입보다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라는 것이다.


주요 금융 CIO 1세대의 핀테크 관련 전문


자료:전자신문

금융 CIO 1세대, "인터넷은행 성공은 글쎄…핀테크는 금융산업 변화"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