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이 올해 서비스 10주년을 맞았다. 2005년 8월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서든어택은 1인칭슈팅게임(FPS)이다. 서비스 10주년인 올해 최고동시접속자수 35만명, PC방 점유율 23.51%(3월 기준, 전체 2위)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PC방 점유율 1위가 라이엇게임즈 ‘리그오브레전드’라는 점을 생각하면 토종 게임 자존심을 지키는 수문장이다.

서든어택이 충성 고객이 많은 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제치고 국산 온라인게임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수성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넥슨지티 게임개발을 총괄하는 김대훤 이사는 “핵(불법 프로그램)을 근절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김 이사는 “2010년 넥슨이 서든어택 개발사 넥슨지티(구 게임하이)를 인수했을 당시 게임 내 핵이 만연했다”며 “당시에도 점유율 상위권에 위치한 게임이었지만 운영 면에서 녹록치 않았다”고 회상했다.
넥슨지티에 따르면 2010년 당시 하루 평균 발견되는 핵이 8만개 이상이었다. 핵을 쓰는 유저에게 다른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으며 불만이 극에 달했다.
핵은 게임 내용을 바꾸는 불법 프로그램이다. 핵을 이용하면 총알을 무제한 발사하거나 자동으로 상대를 조준하고 벽 뒤에서 상대를 쏘는 것 등 비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넥슨지티는 강력한 시정조치에 들어갔다. 핵 개발자와 유포자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2011년 1월에는 불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포한 혐의로 인터넷 카페 운영자 등 10여명을 분당경찰서에 고발 조치했다. 게임사가 불법 프로그램 유포자를 고발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24시간 모니터링 요원을 두 배 이상 늘려 상시 단속 체제를 강화했다. 게임 보안을 전담하는 팀도 꾸렸다. 게임 포털이 아닌 단일 게임만을 위한 보안팀은 흔치 않은 사례였다. 자체 핵 방지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밖으로는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는 한편, 이용자들이 자정 노력을 기울이도록 캠페인을 병행했다.
핵 프로그램 사용이 줄며 동시접속자수가 늘어났다. 게임업계에 만연한 ‘핵은 필요악’이라는 인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2011년 7월 월 평균 100만건을 넘기던 불법 프로그램 신고 건수가 연말 10만건 이하로 크게 줄었다.
이수현 넥슨지티 홍보실장은 “온전히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자 이벤트와 업데이트 반응도 훨씬 좋아지고 동접자수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011년 8월에는 최고 동시접속자수 26만7000명로 자체 기록을 경신하며 2012년 2월에는 3년 만에 PC방 주간 점유율 1위를 탈환하는 등 제2전성기를 맞았다.
김 이사는 “온라인게임을 꾸준히 서비스하기 위해선 기초체력이 탄탄해야 한다”며 “서든어택이 인기 있던 시절, 뼈를 깎는 고통을 마다하지 않고 기초체력을 다진 것이 ‘10년 전성기’를 유지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