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60달러로 자율주행차를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다.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지만 해킹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율주행차가 어디로 가는지 보는 시스템을 이용해 차량 속도를 조절하는 모듈을 보안 연구원이 개발했다고 외신이 9일 보도했다.

개발 주인공은 조나단 페팃 소프트웨어업체 시큐리티이노베이션 수석 과학자다. 그는 저가 레이저를 활용해 자율주행차 경로에 마치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도록 시스템을 수정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자율주행차가 이를 인식해 강제로 속도를 줄이거나 개체 완성도를 높여 차량을 아예 정지시키는 게 모두 가능했다.
조나단 페팃 과학자는 통상 레이저 펜으로 알려진 레이저 모듈에 펄스 발생기를 결합했다. 이 모듈은 저가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 수 있다. 제작 비용은 단지 60달러(7만1430원)에 불과했다.
기기가 차, 벽, 보행자 등 ‘유령 물체’를 만들면 일명 ‘라이다(lidar)’로 알려진 자율주행차 눈이 이를 현실처럼 인식한다. 그가 만든 모듈로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단파장 레이저를 쏘면 라이다 시스템이 조작된 펄스를 감지해 3차원(D) 이미지로 구성하는 식이다. 펄스는 인코딩되거나 암호화되지도 않아 다음에 간단히 또 활용할 수도 있었다.
조나단 페팃은 “수 천개 가짜 개체를 만들고 자율주행차에 기본 장착된 추적 시스템에 서비스 거부 공격을 수행해 실제 있는 사물을 인식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원하는 곳 어디에든 가짜 자동차 환영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조나단 페팃 논문은 그가 코르크대학 컴퓨터 보안 그룹 소속시 작성됐다. 이 논문은 오는 11월 유럽에서 열리는 블랙햇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외신은 이 모듈이 자율주행차에 쓰인 고가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도 쓰일 수 있지만 악용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칼 아이아그네마 메사추세츠공대(MIT) 로보틱모빌리티그룹 임원은 “누구나 보안이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자율주행차 탑승자에게 최고 위협은 해킹이 아니라 100% 안전하다고 장담하는 SW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