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는 MS에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했지만 이른바 ‘알짜 특허’는 넘기지 않았다. 노키아 특허 대부분은 ‘표준특허’다. 노키아 특허를 피해 신형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노키아가 여전히 휴대전화 부문을 호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MS에서 10년간 특허권을 사용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도 받았다. 영악한 매각이다.
저가 스마트폰으로 재편 중인 신흥국에는 결국 ‘특허’가 판매가를 결정 짓는 최고 변수다. 각종 부품 등 하드웨어와 내장 소프트웨어 가격은 더는 내릴 수 없을 정도로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조 원가는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절대값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 라이선스를 올린다면 제조업체가 받는 부담은 막대하다.
노키아는 특허 라이선스로 대당 약 30달러를 받는다. 보유 특허는 노키아 테크놀로지스가 관리 중이다.
IP노믹스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노키아, 어디를 정조준하나)에 따르면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는 총 4만건에 달한다. 이동통신 관련 특허는 3만여건이다. 이 가운데 ‘휴대전화’에만 특허가 총 6443건 등록돼 있다. 특허권 총가치는 500억유로로 추산된다. 노키아는 지난해에만 휴대전화 특허료로 6억유로가 넘는 돈을 가만히 앉아서 챙겼다.
광범위한 IP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노키아는 글로벌 시장 판도를 바꿀 키를 쥐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와 부품 업체는 최근 10년간 3475곳이 노키아 특허를 인용했다.
퀄컴을 비롯해 블랙베리, LG전자, 삼성전자, 애플 순으로 노키아 특허를 많이 인용했다. 인용된 노키아 특허 기술은 디지털 정보 전송, 무선 통신네트워크, 디지털 데이터 등이 꼽혔다.
기술 의존도를 반영한 ‘특허 인용’은 노키아 특허와 관련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는 분쟁 발생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
퀄컴, 블랙베리, 삼성전자 등 노키아와 최근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한 기업은 비용 상승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문미현 IP노믹스기자 mhm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