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연구개발(R&D) 장비 1700여대가 활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이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활용장비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만739대 중 10%가 넘는 1750대가 전혀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 규모로는 2228억원어치에 달한다.
미활용 사유는 ‘장비 노후화(1384대)’가 가장 많았다. ‘기술변화(290대)’ ‘특수목적장비(50대)’ ‘신규 도입장비 시험가동 중(26대)’ 등이 뒤를 이었다.
미활용 장비가 가장 많은 기관은 자동차부품연구원(148대)이었다. 전자부품연구원(115대), 충북테크노파크(76대), 한국광기술원(75대), 충남테크노파크(71대) 등도 미활용 장비가 많았다. 산업부가 미활용 문제를 해소하고자 노후장비 이전·재배치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은 72대에 그쳤다.
산업부 R&D 예산 중 장비구입분이 연간 2000억원을 넘어서며 7.5%를 차지하는 만큼 연구기자재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 의원은 “각 연구기관이 보유한 연구기자재 공동활용 실적을 관리하도록 돼 있지만 정부 홍보와 연구기관 관심 부족으로 공동활용 실적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각 연구기관 연구기자재 공동활용 실적 등 연구기자재 관리실적을 기관평가에 반영해 성과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가 R&D 투자 비중에도 산업기술 수준이 선진국에 한참 뒤졌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해 우리 산업기술 수준은 미국 78.4%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산업기술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한국은 EU(95.5%), 일본(93.1%)과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한국의 GDP 대비 R&D 비중이 세계 2위, R&D 투자 규모는 세계 6위임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
이호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