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1박2일 캠프]"행장님! 사무실에 라꾸라꾸 침대 한대 놔주세요!"

“행장님! 매일 밤새며 열심히 핀테크 서비스를 만드는데 사무실에 라꾸라꾸 침대 하나 놔주세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외환송금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핀테크 업체 스트리미의 박준상 공동 대표가 조용병 신한은행장에게 외친 한마디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당장 마련해주겠다”고 화답했다.

금융위원회에서 핀테크 1박2일 캠프를 마련한 취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은행장과 핀테크벤처인의 격의 없는 대화’였다.

다소 긴장감이 흘렀던 발표 시간 이후 마련된 핀테크 업체와 은행장, 실무진과의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에는 각 은행의 핀테크부서 실무자, 핀테크 업체와 은행장, 카드사 대표와의 편안한 대화가 이어졌다. 딱딱한 회의실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모여 앉은 참석자들은 앞다퉈 그동안 감춰뒀던 본인의 속내를 털어 놓았다.

사무실에 침대를 한대 놔달라는 재미있는 의견부터 직접 핀테크 선진국을 찾아가 배워오고 싶다는 제안,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기술보증기금 TCB 발급 현황과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까지 다양한 소재가 오고 갔다.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 핀테크 벤처인, 은행 실무자와 의사 결정권자인 은행장이 가깝게 만나 그간 서로 궁금하고 말하고 싶었던 것을 주고받았다. 행사에서 나온 이야기를 금융권 수장이 핀테크 담당자들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게 된 건수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자사가 멘토링한 핀테크 업체가 보다 큰 시장으로 나가길 바라는 훈훈한 메시지도 이어졌다.

한 카드사 핀테크 실무자는 모든 참석자들 앞에서 “우리와 함께 협업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의 기술력이 아주 뛰어나다”며 “이 자리에 온 다른 금융사도 모두 주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통합은행장이 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행사에 참석해 소감을 전했다.

함영주 행장은 “많은 금융권분과 함께하는 오늘의 자리가 취임식보다도 떨리는 것 같다”며 “오늘 자리에서 국내 핀테크 산업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고 앞으로도 각별히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행사 이튿날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 반 코스로 일산 고봉산을 단체로 산행했다.

한 참석자는 “핀테크 기업인과 금융권이 함께 등산을 하면서 그간 못 나눴던 이야기도 속 시원히 나누고 더욱 친해진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행사를 통해 다져진 금융사와 벤처인의 친목과 똘똘 뭉쳤던 우애로 향후 일 진행에 가속이 붙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