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는 좋은 디바이스 이외에 양질의 콘텐츠까지 제공하며 TV시장 주도권 강화를 노린다.
전통적으로 TV의 주요 경쟁 포인트는 화질과 대화면, 좋은 디자인 등 하드웨어 쪽이었다. 하지만 ‘스마트 TV’가 도입되면서 얼마나 유용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더 많이 제공하는지가 매우 중요해졌다. 삼성과 LG가 이달부터 별도 임베디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유력 TV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TV플러스’와 ‘채널플러스’는 돈을 내고 별도 유료방송에 가입해야 볼 수 있던 TV 콘텐츠를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무상 제공한다. TV제조사가 일종의 콘텐츠 제공자(CP) 역할까지 하면서 자신만의 생태계 강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임베디드 애플리케이션으로 TV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삼성·LG 모두 ‘세계 최초, 업계 최초’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고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유사 서비스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유료방송 영상콘텐츠 이용료가 비싼 해외 지역이라면 무상 콘텐츠 제공은 매력적 서비스가 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무료로 독점 제공한다면 TV 판매 자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IHS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TV시장은 지난 2013년 7447만대에서 지난해 8878만대로 성장했다. 올해는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물인터넷(IoT) 확산 속에 스마트TV는 오는 2019에는 1억2755만대까지 성장하며 전체 TV 판매의 60%까지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분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스마트TV 판매의 25.7%, 14.7%를 차지했다. 두 회사 점유율은 글로벌 전체의 40%를 넘는다. 삼성·LG가 차세대 스마트TV에서 주도권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와 서비스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TV는 스마트폰에 비해 유용한 서비스가 부족하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스마트TV 확산에 관심이 가장 높은 TV제조사는 우리나라 삼성과 LG로 다양한 서비스 발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내년 국내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새로운 애플TV를 내놓고 TV 생태계에서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TV시장은 더 이상 단품 디바이스만 판매하는 영역이 아니다. 전통적 TV명가인 삼성과 LG 역시 TV 완성품 이외에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늘리며 주도권 강화에 나선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