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으로부터 방산용 부품을 발주 받은 산업자동화부품 전문업체 토마스는 최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덕분에 납기 일정에 맞출 수 있었다. 발주 당시 해당 제품 시험기준과 실험방법조차 없었다. 수소문 끝에 KTL을 찾았다. 토마스는 KTL 전문가와 50여차례 기술 상담을 거쳐 기준을 수립했고 군과 납품 계약을 맺었다.
국내 시험인증기관이 기존 단순 인증 업무에서 벗어나 기업애로 해결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해외 인증기관과 연계해 수출에 필요한 시험·인증 비용과 절차를 간소화하고 현지 판로개척, 기술 미비점 보완, 신제품 개발 지원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임정택 토마스 계장은 “KTL 응용기술센터 연구원 덕분에 국내 없던 실험방법, 기준 등을 정리해 납기할 수 있었다”며 만족했다.
시험인증 산업은 연평균 6~8%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유망 지식서비스 산업이다. 지난 2013년 8조9937억원을 기록한 국내 시험인증 시장 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10조원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성장성이 유망하지만 국내 시장 절반가량은 글로벌 시험인증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가 보다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으로 변신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적 성격이 강한 KTL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은 중소기업 수출지원에 적극적이다. 올해 들어 중국은 물론이고 브라질 등 중남미, 러시아, 독립국가연합, 유럽, 북미 등 현지 정부·인증기관과 성적서 인정, 인허가 업무대행 관련 업무협약이 이어졌다. 현지 성적서 발급과 인증 절차 등 간소화로 수출 걸림돌을 해소했다.
시험인증 업무 자체도 고객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지는 추세다. 과천에 새로 둥지를 튼 KTR는 기업이 제품을 회수하지 않고도 시험 과정 중 발견되는 미비점과 결함 등을 현장에서 바로 보완해 시험을 받을 수 있도록 자재와 기술지원 프로그램을 갖췄다. 올해 ‘더블KTC’를 선언한 KTC는 건물 외관부터 시험실 구조까지 고객 편의와 시험환경 개선을 위해 전면 개편했다.
시험인증업계 관계자는 “과거 주력 산업을 지원하거나 규제 일환으로만 여겨지던 시험인증 분야가 유망한 개별 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업계 내에서도 기업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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