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넥이 방열 시트용 그라파이트 필름을 롤 형태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 본격적인 양산 준비를 마쳤다. 모바일기기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기기 방열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내 생산능력과 단가 문제 등으로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다. 기존 시트 형태 대비 생산성이 높고 공정 간소화가 가능해 상당한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

가드넥(대표 박기호)은 롤 타입 인조 그라파이트 필름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최근 흑연화로와 탄화로 설비 등으로 이뤄진 양산 라인을 구축했다. 폭 500㎜로 최대 150m까지 롤 형태 제조 가능한 기술이다.
폴리이미드(PI)를 수천도로 고온 소결해 만드는 그라파이트는 동(Cu)보다 열전도율이 5배 이상 뛰어나고 무게가 가벼워 최근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LED 등 방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인조 그라파이트와 천연 그라파이트 시장은 40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롤 형태가 생산성이 뛰어나지만 소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축·팽창 문제로 그동안 사각 시트 형태만 양산했다. 사각 시트에 보호 필름 붙이고 다시 길게 이어 붙여 롤 형태로 말아서 가공 공정에 투입하는 구조다. 각종 불필요한 추가 공정은 물론이고 시트 간 접합부로 인해 연속적이 가공 작업이 어렵다.
기술 장벽은 높지 않지만 국내 생산으로는 고객사 요구 단가를 맞추기 어려워 대부분 중국산이 사용되고 있다.
가드넥은 롤 타입 그라파이트 제조 기술 개발에 2년간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온도 변화에 따른 수축·팽창 등 형상 제어 방법과 PI를 소결로에 넣는 보조용 틀(지그), 소결 온도 등 자체 노하우와 특허 기술 확보로 높은 품질의 롤 타입 개발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PI 소재를 사용하는 만큼 기본 원가는 기존 시트형태와 유사하지만 롤 타입이 주는 공정 간소화와 금속 합지, 타발 등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감소, 생산성 향상 등이 강점이다.
그라파이트를 공급받는 고객사 입장에선 30~40% 가격경쟁력 향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생산성과 가공 편의성을 바탕으로 중국산 수입대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드넥 기존 주력 사업인 방열용 동박 소재와도 시너지가 높다.
현재 흑연화로와 탄화로 등 세트로 이뤄진 양산 라인 한 곳에서 그라파이트 필름 월 5만4000㎡ 생산 능력을 갖췄다. 내년 초까지 양산 라인 하나를 더 추가하고 2017년까지 주변부지 등을 확보해 총 6개 라인을 꾸릴 계획이다.
국내 관련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미국과 중국 등에 특허 등록을 진행 중이다. 저탄소 녹색기술 인증도 함께 획득했다.
박기호 가드넥 대표는 “전자기기 발열에 따른 방열 이슈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열전도율이 뛰어난 인조 그라파이트 수요 역시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외산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존 시트 형태 대비 높은 생산성 향상이 가능해 상당한 수입대체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