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최근 공개된 애플 아이폰6S 시리즈 디스플레이 초도물량 절반을 공급한다. 그동안 애플 아이폰 신제품은 대부분 LG디스플레이가 물량을 공급해 왔다. 최근 애플 주요 디스플레이 협력사로 JDI가 부상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협받고 있다.
13일 복수의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JDI는 아이폰6S 시리즈 초도물량 가운데 50%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48%는 LG디스플레이가, 나머지 2%는 샤프에서 생산한다.
아이폰6S 시리즈 올해 생산물량은 최소 8800만대에서 최다 9200만대로 추산된다. 이는 기존 아이폰6 시리즈보다 1000만대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JDI와 LG디스플레이, 샤프는 관련 패널 주문을 받고 생산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제품은 대부분 초기 생산에서 LG디스플레이가 많이 공급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JDI 비중이 높아졌다”며 “이번에 JDI에 더 많은 요청을 한 것은 다소 의외”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JDI는 아이폰 패널 시장 점유율 37% 수준으로 1위를 차지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28.8%에서 2분기 13.2%로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3분기 30%, 4분기 32.6%에 이어 올해 1분기 34.5%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아이폰6S 생산으로 올 하반기엔 LG디스플레이가 JDI를 역전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하지만 JDI가 신제품 생산물량을 절반가량 확보하면서 JDI 비중이 더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업계는 JDI와 애플 밀착관계에 주시하고 있다. 올해 초 애플이 JDI 이시가와 공장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 건설에 2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내년 초 가동이 목표다. 생산제품 대부분 차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애플은 JDI뿐 아니라 대만 1·2위 업체인 이노룩스와 AUO에도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생산능력을 늘릴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체 간 애플 물량 확보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단가 인하 압력은 앞으로 가중될 전망된다. 아이폰6S 시리즈에서도 부품업계 물량 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단가가 많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아이폰6S는 메모리를 LPDDR4 2GB로 늘리고 포스터치 기능 등을 새롭게 도입하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 애플이 기존 아이폰6 시리즈 원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선 LCD 패널과 배터리 부분 등에서 원가를 절감을 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JDI 이시가와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애플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와 경쟁을 붙여 패널 가격인하를 유도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고객사 관련 내용은 일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