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이나 꿈을 물으면 과학자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아이들 장래희망은 연예인, 의사, 변호사가 주를 이룬다. ‘과학은 어렵고 돈이 되지 않는다’라는 인식도 한몫하는 것 같다.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회분위기를 이끌어 내려면 과학기술은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손과 발이 되어주는 스마트폰, 자동차, 컴퓨터, 전기에너지, 로봇 등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수많은 제품이 과학기술로 탄생했다.
과학기술은 개인의 삶 뿐 아니라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표다.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모형비행기 만들기가 있었다. 대나무 살을 가열해 휘게 하면서 날개 모양을 밤늦게까지 만들어 날리면서 비행기를 만드는 과학자가 되겠다던 꿈을 꾸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비행기를 만드는 과학자는 아니지만 이런 경험은 지금의 과학자가 된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이 자라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과학적 사고방식과 실험정신을 갖게 한다. 이러한 창조적 사고방식은 과학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고 한 시대의 위대한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인 뜻 깊은 해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3위권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 눈부신 원동력이 바로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은 산업경제사회를 지나 창조경제사회로 변화됐다.
예전의 단편적 지식과 기술만으로 현대의 복잡한 사회적 현상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다양한 지식, 기술, 학문 등을 융합적,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종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과학교육을 통해 호기심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사고 중심의 다양한 실험과 연구 수행 등 과학대중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과학도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매력적인 과학 인프라로 가득 차있다. 내가 근무하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도 올해 여름방학 기간(8월 3일에서 21일까지)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34개 기관에서 청소년 9200여명이 참여하는 ‘주니어닥터(과학기술 청소년 박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청소년에게 흥미로운 소재의 과학체험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장비, 기술, 전문지식과 경험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한곳에 모여 있어 청소년에게 첨단 과학기술을 체험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청소년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연구실을 직접 방문해 최신 연구장비를 보고 만지는 등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과학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과학기술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장비 운영 및 개발 외에도 과학문화사업 대표기관으로 브랜드를 정착시킨 것처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실험·탐구·체험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대구와 부산, 광주, 전주 등 특구마다 구축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어렸을 때 가졌던 과학에 대한 동경과 즐거움을 청소년에게 물려주고 과학자가 우대받는 사회, 과학자가 국민에게 인기 있는 직업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자 스스로가 국민에게 다가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학대중화를 위한 과학자 한 명 한 명의 노력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토대로 국민 모두가 과학 혜택을 누리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우주발사체 나로호 성공과 우주인 배출을 통해 국민의 과학기술 소양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30년 후인 광복 100주년에는 대한민국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 삶이 풍요로운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동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위원 dlkim@kb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