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기반 공급망금융(SCF)을 한국에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공급망금융이 활성화되면 물건을 사고파는 기업 모두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한국형 공급망금융 사업을 추진하는 민기식 시코프스 대표 말이다. 공급망금융은 우리나라엔 아직 생소하지만 세계적으로는 1000조원이 넘는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활성화됐다.
공급망금융은 구매자가 구매 물건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판매자에게 대금 지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사는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물건에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텍을 부착해 물건이 실제 전달되는지, 이를 다시 가공해 판매하는지, 재고로 쌓여 있는지 등을 대출금이 모두 납입될 때까지 모니터링한다.
민 대표는 “공급망금융이 정착되면 판매자는 매출 채권 유동성이 좋아지고 물건 배송 시 즉각적으로 대금을 은행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어 자금 운영이 유연해진다”며 “구매자는 매입채무 회전기간을 길게 가져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도 그동안 신용리스크로 인한 담보대출 사업 한계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새로운 수수료 기반 신규사업이 된다.
시코프스는 공급망금융 제도에 활용되는 스마트텍 공급과 물건 모니터링 시스템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 상당수 중소기업이 시코프스 플랫폼 이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 기업이 폐열회수처리장치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장비는 대당 1억5000만원으로 도입 후 6개월 만에 원금회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구매 기업을 적절히 설득시키지 못해 공급 물량이 많지 않다.
민 대표는 “공급망금융 제도를 이용하면 폐열회수처리장치를 담보로 대출을 발생해 은행으로부터 안정적으로 대금을 분할해 받을 수 있다”며 “구매 기업은 초기 대규모 도입 비용이 들지 않아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초음파 식기 세척기를 개발, 공급하는 업체도 시코프스 플랫폼 이용을 논의한다.
민 대표가 공급망금융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20여년간 하나은행에서 리스크관리 업무를 수행한 경험 덕택이다. 민 대표는 “은행 근무 당시 기술력은 있지만 신용이 낮아 자금을 융통하지 못해 부도난 기업을 많이 봤다”며 “기술력만 있다면 중소기업도 당당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시코프스는 최근 행위기반인증기술을 개발, 보안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민 대표는 “비밀번호나 패턴을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하면 같은 번호나 패턴을 해도 열리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번호나 패턴을 누를 때 개인 행위 특성을 인식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이나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