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테크노밸리에는 1000개 입주 기업에 7만여명이 근무합니다. 이곳에서 나오는 매출은 무려 70조원 규모에 이릅니다. 굉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곽재원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은 판교테크노밸리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봤다. 그는 판교를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인더스트리존’이라고 표현한다.
여러 이유 중에서도 그는 판교가 서울과 수도권을 관통하는 ICT벨트와 바이오벨트가 교차하는 중심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구로(G밸리)에서 양재를 거쳐 판교와 광교를 지나 영통·기흥으로 해서 평택으로 연결되는 ICT벨트가 있고 성남산업단지에서 시작해 판교와 광교를 거쳐 화성 향남제약단지로 이어지는 바이오벨트가 있는데 그 중심인 판교와 광교에서 타임벨트가 형성됩니다. 판교가 이 타임벨트를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곽 원장은 판교테크노밸리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히스토리다. 실리콘밸리는 전후에 만들어지기 시작해 많은 히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판교테크노밸리는 그렇지 못하다. 실리콘밸리는 그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여러 과정을 거쳤고 반도체와 인터넷에서 꽃이 피었는 데 비해 판교테크노밸리는 인터넷만 있다. 그래서 그는 “‘문화’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학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았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적 혁신클러스터 중심에는 대학이 자리 잡고 있지만 판교에는 아예 대학이 없다. 판교테크노밸리는 공간 규모가 실리콘밸리와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협소하다. 대학 캠퍼스가 들어설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좋은 대학 유치가 관건입니다. 스타트업아카데미를 오픈 랩으로 만들어 대학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IT 중심 특성화 대학이 많이 들어올 것입니다. 이미 서울대·고려대·KAIST 등 많은 대학이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아카데미는 연말 준공 예정으로 건축 중인 산학연R&D센터의 새 이름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벤처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명칭을 변경했다. 어떤 대학이든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가지고 오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곽 원장은 이를 판교테크노밸리에 부족한 ‘대학 기능’을 채워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곽 원장은 “국토부와 미래부 등 정부부처가 제2 판교 개발 방향을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경기도는 디자인 계획, 정부부처는 이용계획 중심으로 역동성 있는 판교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도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최첨단실증도시를 생각하고 있다”며 “기존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제2 판교는 기업보다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