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가 탈모 방지 해결책?

샴푸가 탈모 방지 해결책?

[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최근 탈모가 나타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탈모 때문에 고민하는 20대도 부쩍 늘고 있다. 이는 유전뿐만 아니라 과도한 학업•취업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 및 영양 불균형, 잘못된 생활 습관 등 탈모를 야기하는 원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탈모는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심각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나이보다 늙어 보이거나 대머리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사회 생활에서 적지 않은 불편을 겪는 등, 삶의 질과 연관된 질환이다. 특히 결혼이나 취업과 같이 인생의 대소사를 앞두고 한창 외모에 민감한 나이인 20~30대에 찾아온 탈모는 그 자체로도 엄청난 스트레스다. 한 결혼정보업체가 공개한 설문조사에서는 배우자 기피대상 1위로 ‘대머리’를 꼽았으며 여성과의 첫 만남에서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역시 ‘적은 머리숱’이 73%로 1위를 차지했다.

◆ 탈모, 왜 생길까?

두피 전용 샴푸를 쓰고 두피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등 탈모 예방을 위해 두피를 건강하게 가꿀 수는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반드시 탈모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탈모의 종류에 따라 그 원인은 모두 다르며 날씨나 계절, 스트레스, 염색 등과 같은 요인은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

원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는 개개인마다 다른 양상으로 발현되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있으며 여성형 탈모는 유전적인 이유나 다이어트, 스트레스, 출산, 호르몬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탈모 인구의 70~80%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는 대부분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 효소를 만나면 DHT, 즉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란 물질로 전환되는데 이 물질이 두피의 모낭을 공격해 탈모를 야기한다.

◆ 탈모 방지 샴푸? 의약품과 의약외품 구분해야

한 남성잡지에서 탈모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시행하는 관리법이 탈모 전용 샴푸를 사용하는 것(53.5%)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고, 일부 제품에는 ‘의약외품’이라고 적혀 있어 의약품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하지만 의약외품은 인체에 대한 작용이 가벼운 제품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의약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탈모 샴푸의 경우 탈모가 멈추거나 새로운 모발 생성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가 검증된 경우는 드물다. 최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대상으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약외품으로 허가 받은 탈모 방지 샴푸 821개 중 실제 임상 시험으로 그 효능을 입증 받은 탈모 방지 샴푸는 4개에 그치며, 전체 탈모 방지 샴푸의 0.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탈모 방지 또는 모발의 굵기 증가라는 실제 탈모 샴푸의 효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탈모 방지 샴푸라는 이름으로 판매돼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 바람직한 탈모 치료법은?

그렇다면,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탈모가 의심된다면 보다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현재 탈모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이며,

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받은 성분은 프로페시아로 잘 알려진 피나스테리드 성분과 미녹시딜 성분이 대표적이다. 프로페시아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90%이상의 치료 효과를 보여 일반적으로 복용 후 6개월부터 발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1년 이상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만 복용이 가능하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도포용 제제인 미녹시딜의 경우 두피의 혈행을 도와 발모를 촉진하는 치료제로 하루 두 번 사용한다. 남성만 복용 가능한 프로페시아와 달리 여성도 사용이 가능하며,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중기 이상으로 탈모가 진행된 환자라면 약물 치료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은 탈모가 잘 일어나지 않는 자신의 뒷머리 부분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한번 이식한 모발은 영구적으로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식한 부위를 제외한 다른 부위에서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으므로 모발이식 후에도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탈모 치료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보다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고, 환자 본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통해 탈모를 극복하는 것이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