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이번엔 `오븐 경쟁`...빌트인 핵심·고마진 가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븐’에서 가전 명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오븐은 글로벌 빌트인 가전 핵심 제품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서는 식습관 차이로 상대적 관심이 낮지만 오븐 사업이 성과를 내면 전체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빌트인’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삼성과 LG가 ‘오븐 명가’를 목표로 투자와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이유다. 오븐은 올해 남은 마지막 ‘윤부근(삼성)-조성진(LG)’의 직접 경쟁 품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14일 신제품을 공개하며 하반기 총력전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강력한 열풍을 쏟아내는 ‘핫블라스트(HotBlast)’ 기능을 갖춘 유러피언 오리지널 ‘삼성 스마트오븐’ 신모델을 출시했다.

조리실 천정에 있는 72개 구멍에서 강력한 열풍이 음식물로 바로 쏟아지는 ‘핫블라스트’ 기능을 강조한다. 겉은 더욱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조리할 수 있다. 핫블라스트까지 추가하면서 조리 시간을 최대 50% 단축했다. 닭다리 구이와 연어 스테이크 등 20가지 핫블라스트 자동조리를 포함한 총 160가지 조리 코스를 내장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가 현지시간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사람을 향한 전자기술”을 강조했다. <사진=삼성전자>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가 현지시간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사람을 향한 전자기술”을 강조했다. <사진=삼성전자>

‘와이드 듀얼 그릴’로 촘촘하게 뜨거운 열을 전달할 수 있어 바삭한 감을 더해준다. 99.9% 항균 인증 유럽 정통 방식 세라믹 조리실은 화덕이나 뚝배기처럼 원적외선이 음식 속까지 깊숙이 침투해 촉촉한 요리를 만든다. 35ℓ 국내 최대 용량과 지름 380㎜ 커다란 턴테이블도 강점이다. △특허 출원한 열풍 순환 방식으로 기름 없이 튀김 요리를 하는 ‘웰빙 튀김’ △요거트 등을 만들 수 있는 ‘발효’ △말린 과일을 만다는 ‘건조’ 등 웰빙 조리 기능도 갖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븐 본고장 유럽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삼성 스마트오븐’이 핫블라스트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자신했다.

LG전자 조성진 사장은 최근 ‘오븐 시장 매출을 3배 이상 키우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2년간 오븐 사업에 수백억원대을 투자해 사업확장이 가능한 ‘연구개발-생산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난 7월 마이크로웨이브 세기를 섬세하게 조절 가능한 인버터 광파 오븐을 출시한 바 있다.

LG전자는 내부 열을 순환시키는 ‘컨벡션’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다. LG전자는 회사가 에어컨에서 축적해 온 세계 정상급 공조기술을 응용해 오븐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공기제어(에어 컨디션) 강점을 살려 새로 출시할 오븐 신제품에 내부 열을 최적 순환시켜 다양한 요리를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삼성-LG 이번엔 `오븐 경쟁`...빌트인 핵심·고마진 가전

신제품은 큰 사이즈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고, 식재료와 요리에 따라 조리를 최적화한 레시피와 쿠킹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스마트 기능으로 원격 제어, 요리시간 지정 등도 부가기능으로 제공된다. ‘이지클린’ 등 쉬운 오븐 세척 기능도 보강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유럽·미국시장에 빌트인 공세를 강화하면서 첨병으로 신형 오븐을 강조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대표가전을 세계 최고 반열에 올려놓은 LG 브랜드에 최적 공기제어 기술로 오븐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븐은 연간 세계시장 규모가 650억달러에 달한다. 세탁기(약 850억달러), 가정용에어컨(400억달러), 냉장고(400억달러) 등과 함께 명실상부 대표 가전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오븐은 주요 업체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에 달한다. 다른 백색 가전에 비해 이익기여도가 높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