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물의 양이 많지 않고 낙차가 크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소수력발전기를 선보였다.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에 비해 투자비는 갑절가량 더 들지만 생산효율이 높아 투자비 회수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양어장·하수처리장·폐수처리시설 등 버려지는 물을 활용한 민간형 발전 수익모델로 관심이 쏠린다.
페이스원(대표 설진표)은 자사 소수력발전 특허기술을 이용해 전남 진도 고군면 나원영어조합 양어장에 소수력발전기(30㎾급)를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갔다고 15일 밝혔다. 바다에 방류하는 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유량과 낙차에도 기존 설비보다 발전효율이 30% 이상 높다.
페이스원은 넓은 수로에 흐르던 물이 좁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유속이 빨라지는 ‘베르누이 법칙’과 제트기류 원리를 소수력발전기에 접목해 부족한 유량과 낙차를 극복했다. 설비는 터빈 발전부와 연결된 터빈 축이 연결된 터빈 내부에 관 모양의 물 유입구를 만들어 수압을 높이면서 유속까지 배가했다. 외부에 공기 유입구를 만들어 제트기류와 같은 환경을 조성해 공기가 빨려 들어가게 함으로써 적은 유량과 낙차에도 효율적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풍력·태양광과 달리 날씨와 기온에 상관 없이 꾸준한 발전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페이스원은 이번 소수력발전기 구축으로 연간 23만6500㎾h 전기를 발전해 약 5000만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 구축에 2억2000만원을 투입했기 때문에 약 4년 6개월이면 투자회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페이스원은 이달 말부터 한국전력 전력망과 연계해 생산된 30㎾ 전력 중에 20㎾는 평균 ㎾당 210원에 한전에 판매하고 나머지 10㎾는 양어장 운영에 활용할 방침이다.
곽성배 나원영어조합 대표 “현재 한전 전력망 연결 선로공사가 마무리 중으로 이달 말부터 20㎾ 전력을 판매하게 된다”며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만큼 진도 내 200~300개 조합소속 양어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진표 페이스원 대표는 “육상 양어장은 24시간 바닷물을 끌어와 방류하기 때문에 방류지점에 소수력발전기를 설치하면 24시간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태양광·풍력에 비해 발전효율이 높다”며 “독일·일본 등에선 중소 규모 소수력발전기 운영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댐이나 보에 설치하는 소수력뿐 아니라 전국 양어장, 하수처리장, 발전소 방류 시설을 이용하면 원자력발전소 1~2기를 운영하는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표/50㎾급 기준 소수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능력 비교
자료:페이스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