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광명(光明)’찾자

우울할 땐 ‘광명(光明)’찾자

[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1위로 2013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8.5명에 달한다. 경제적 어려움, 가정불화, 외로움․고독감 등이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우울증 환자 또한 매년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가을철로 접어들면 특정 계절에만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계절성 정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계절에 따른 일조량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성 정동장애는 북쪽으로 갈수록 유병률이 높다. 미국은 평균 5% 정도지만 대체적으로 따뜻하고 일조량이 많은 플로리다는 1%의 유병률을 보이는 반면 춥고 일조량이 적은 알래스카는 10%에 달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여름 우울증이 많은데 이는 사계절이 뚜렷한 동시에 더운 날씨, 습도 등의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우리 뇌에는 생활 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생물학적 시계’가 존재한다. 계절에 따라 반응하며, 하루 중 낮의 길이 변화에도 반응하고 있다. 다른 계절에 비해 겨울철 우울증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햇빛의 양과 일조량의 부족이 에너지 부족과 활동량 저하, 슬픔, 과식, 과수면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뇌의 생물학적 시계는 외부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만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환경의 변화에 적합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계절성 정동장애는 개인에 따라 발생하는 계절이 다르다. 이는 사람마다 그 계절에 느끼는 느낌과 생체리듬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계절마다 경제적 어려움, 가정불화, 실업 등 안 좋은 일이 생겨 발생하는 우울증은 계절성 정동장애라고 볼 수 없다.

계절성 우울증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전조 증상이나 초기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분 저하, 탄수화물 섭취의 증가, 피로․무기력증, 졸음, 아침 기상의 어려움, 집중력 저하, 대인 관계 위축, 성적 욕구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이전에 특정 계절의 기분 변화, 우울 등의 증상을 보인 적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낮 시간에는 커튼을 걷고 의자 배치는 눈이 창문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주고 에너지를 높여줘 정신적․신체적 만족감을 갖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낮 시간 야외 활동을 늘리고 햇볕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치료 방법에는 매일 일정한 기간 동안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나 항우울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광 치료 요법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만룩스’ 장비로 아침에 빛을 쬐이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라이트박스로 30분 정도 광 치료를 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강승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광 치료가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시중에서 라이트박스를 구매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며 “하지만 블루라이트는 망막 손상이나 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장비만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