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고성능차와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이 화두로 자리잡으며 친환경차는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가장 유력한 친환경차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순수 전기차는 세단에 이어 SUV로 영역을 넓히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 같은 기술 혁신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이번 모터쇼서 최초 공개된 전기동력차 과반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15일(현지시각) 자사 부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출품된 219개 월드 프리미어 신차 중 11개가 전기동력차였다”며 “이 중 과반 이상 모델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는 전 세계 신차 중에서 5%를 차지한 전기동력차 중 절반 이상에 삼성SDI가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이번 모터쇼서 BMW가 세계 최초 공개한 PHEV 3개 모델(740e·330e·225xe)과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컨셉트 등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조 사장은 전기동력차 개발을 주도하는 유럽 완성차 업체와 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배터리 셀 높이를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 2020년 이후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로드맵에 대한 유럽 업체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충전 인프라 확산과 정부 지원 등 전기차 시장 티핑 포인트에 대비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지난 2013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단독 부스를 차렸다. 올해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E-모빌리티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을 혁신할 기술이 총출동한 ‘뉴 모빌리티 월드’ 특별관에 자리잡았다.
별도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았지만 LG화학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권영수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장)은 “LG화학은 독일을 비롯해 유럽의 많은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이번 모터쇼에도 우리 배터리가 많이 장착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모터쇼에서 포르쉐와 아우디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기술 협력 등의 협의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크푸르트(독일)=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