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과 방사선 산업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편익은 뭘까?” “원자력과 방사선을 더욱 잘 사용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17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5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국제 콘퍼런스’에선 국내외 최신 원자력·방사선 기술 흐름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원자력·방사선 산업이 영원히 안고 가야 할 안전과 사용후 핵연료 대책의 다양한 해법이 △미래선도 유망기술, 원자력 △모두의 미래를 위한 준비, 안전한 사용후 핵연료 관리 △원전 해체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준비 등 3개 세션으로 나뉘어 논의됐다.
‘OPR1000, APR1400, APR+’
지금까지 개발돼 온 한국형 원전 모델이다. 미래엔 어떤 원전이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할까. 문제 해답을 찾기 위한 논의가 ‘미래선도 유망기술, 원자력’ 세션에서 진행됐다.
패널들은 점점 커지는 기후변화 위협에 원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핵연료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모델(4세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4세대 원전 핵심 포인트는 핵연료 재사용 즉, 순환형 원자력 시스템이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차세대 원자로 개발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도 핵연료 재사용 가능성이 열리면서 파이로 프로세싱 등 그동안 개발해 온 기술이 빛을 보게 됐고 향후 다른 가능성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핵연료주기 연구, 원전 주요 기자재 수출과 제3국 진출 부문에서 상호 협력하고 있다.
송기찬 한국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은 원자력 미래 방향으로 순환형 원자력 시스템과 원자력 수소생산 시스템을 제시했다. 순환형 원자력시스템은 사용후 핵연료 장기관리 방안으로 핵연료를 파이로 건식 처리해 고준위폐기물 양을 줄이는 대신 고속로 핵연료 물질을 만들 수 있다. 고속로에선 장수명 고독성 방사성 핵종을 연소해 방사선 준위가 자연 상태로 회복하는 기간을 대폭 줄여준다.
수소생산 시스템은 초고온가스로에서 고온의 열로 물을 직접 분해해 청정수소를 대량 생산하고 생산된 수소를 각종 연료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2006년부터 정부 주도로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며 2030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김민환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장은 “핵심설계 해석코드 냉각압력용기와 피동안전 설계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며 “개발된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원자력 수소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듐냉각고속로와 중소형원전도 미래 선도 기술로 주목됐다. 소듐냉각고속로는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고 높은 에너지의 고속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자로다. 무엇보다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할 수 있어 고준위폐기물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설비로, 미래 원전 해법으로 제시되는 순환형 원자로 일종이다. 우리나라는 설비규모 150㎿ 수준 소듐냉각고속로 관련 기술 확보와 설계를 완료한 상태며 실제 건설을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소형 원전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개발 및 실증·3국 수출 합의가 이뤄진 한국형 중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처럼 개발도상국 시장 중심으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개도국 다수가 전력망 구축 부담에 분산형 전원 모델을 추구하고 있어 중소형 원전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군철 서울대 교수는 “지구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은 원자력”이라며 “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합리적이고 안전한 설비로 국민적 공감대 속에 원자력 미래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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