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당 생산비용을 줄이고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혀온 450㎜ 웨이퍼가 당초 예상보다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대량 생산이 필요한 메모리뿐만 아니라 일부 비메모리에서도 300㎜ 팹을 도입하면서 300㎜ 웨이퍼를 도입하는 추세가 늘어날 뿐 450㎜ 웨이퍼 상용화 움직임은 주춤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에 따르면 300㎜ 웨이퍼 팹은 2010년 73개에서 2014년 87개로 늘었다. 올해 총 93개 팹에서 300㎜ 웨이퍼를 사용하고 2019년까지 110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450㎜ 웨이퍼 상용화 움직임은 극히 미미하다. 일부 팹에서 450㎜ 웨이퍼를 시험 생산한 사례가 있지만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존 300㎜ 팹에서 칩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정을 미세화하고 소재를 바꾸는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면서 지난해부터 450㎜ 연구개발 속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분석이다.
450㎜ 도입이 늦어지는 것은 대규모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웨이퍼 크기가 바뀌면 관련 장비가 새로운 웨이퍼에 맞게 모두 변경해야 한다.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뿐만 아니라 장비까지 모두 바꿔야하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는 물론이고 장비 기업도 부담이 크다. 기존 장비를 활용해 공정을 미세화하는 방향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
IC인사이트는 오는 2020년 전까지 450㎜ 웨이퍼를 대량 양산하는 팹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에 전체 웨이퍼 시장에서 450㎜가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300㎜ 웨이퍼는 메모리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로도 적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세계 시장에서 웨이퍼 크기에 따른 생산량 점유율을 살펴보면 300㎜는 2014년 60.3%에서 2015년 62.2%, 2019년 64.7%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IC인사이트는 예측했다.
300㎜ 웨이퍼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처럼 대량 양산이 필수인 칩 위주로 적용돼 왔다. 이미지센서, 전력관리칩 등 비메모리지만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분야에도 300㎜ 기술을 적용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추세다. 로직과 마이크로컴포넌트 집적회로(IC)까지 300㎜에서 생산하는 팹도 있다.
200㎜ 웨이퍼 시장도 큰 변화 없이 규모를 유지할 전망이다. 200㎜ 웨이퍼 생산량 점유율은 2014년 29.4%에서 2015년 28.1%로 줄고 2019년 26.6%로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150㎜는 2014년 10.3%에서 2019년 8.5%로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