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5주년을 맞는 전자부품연구원은 사물인터넷(IoT)과 3D프린팅,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팩토리, 웨어러블 기기 등 신 산업혁명 기반이 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축적한 2000여건의 기술자원을 ‘쇼핑 리스트’화해 중견·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은 박청원 전자부품연구원장은 기술 사업화와 중소기업 협력 강화를 중심으로 연구원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연구개발 성과와 기술자원이 서랍 속에 머물지 않고 필요한 기업에 전달될 수 있도록 연내 조직 설계 작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새로운 체제로 출범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연구원이 그동안 연구개발과 요소 기술 확보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기술 활용 측면에선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기존 연구 조직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지하고 행정 지원 조직을 기술 마케팅과 기업 협력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쇼핑 리스트는 박 원장 추진하는 연구원 개편 방향을 함축한 말이다. 기업이 경쟁력 강화와 새 성장 동력 창출에 필요한 기술을 손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자원을 리스트화하고 연계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산업 분야별 기업 협회·단체와 협력도 강화한다. 포럼·회의 등 관련 정기 행사를 연구원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행사에 참가한 업체 대표 등에게 자연스럽게 기술 쇼핑 리스트를 소개하는 형태다. 벤처협회, 여성IT기업인협회, 나노 조합 등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IoT와 자율주행자동차 등 미래 유망 분야에 대한 선제 대응을 위한 역할도 강화한다. 연구원이 개발과제를 주도해 최근 SK텔레콤이 상용화한 개방형 IoT 플랫폼 ‘모비우스’가 대표적이다. 중견·중소기업이 손쉽게 IoT 관련 사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핵심 소스코드까지 모두 공개했다. 각 기업별 서로 다른 IoT 제품군이나 플랫폼과 모두 호환 가능하며 현재 2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박 원장은 “차량용 무선통신 기술 ‘웨이브’, 대용량 이차전지용 소재, 대면적 그래핀 합성, 플렉시블 전극 소재 등 소재·부품부터 IT응용서비스까지 기반 기술을 시장에 선제 제공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연구원이 성장하고 발전을 지속하는데도 민간 산업계와 협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