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는 ‘롯데’에 집중됐다. 10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 증인으로 국감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적을 대부분 수용하며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포털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문제, 이동통신사의 방송시장 독과점 우려도 제기됐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호텔롯데 지분 99%를 일본회사가 갖고 있고 (국적에) 정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 회장은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며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불식하겠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구주 매출(기존 주주 주식을 매각)이 아닌 신주 발행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구주매출 방식으로 상장하면 현재 98%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계열사가 즉각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다”는 지적에 “구주매출이 아니라 30~40% 지분을 신주로 발행해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높은 특약매입 비중과 롯데홈쇼핑이 중소기업에 매기는 높은 수수료, 부족한 동반성장 의지에 대한 지적에는 “미진한 점이 많다”며 “상장 과정에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0년 동안 공정위로부터 유통업계 전체가 받은 부과금 중 롯데가 57%”라며 “대한민국 5대 그룹이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시정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신 회장은 “대표이사와 임원들에게 법을 100% 지키라고 얘기하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뉴스 등 정보 유통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네이버가 정보를 자사 이익에 따라 배치한다면 불공정 아닌가”며 “독점 사업자인 네이버가 더 이상 폭리 취하지 않도록 하는게 온라인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네이버·다음카카오와 관련 “점유율만 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된다”며 “규모로는 대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포털업체를 정보유통업자 개념으로 보지 않았다”며 “지적된 부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포털업체의 사업영역 확장에 대한 지적에는 “인접시장 진출을 우리가 직접 규제할 수는 없다”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 행위를 할 때 제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가 결합상품을 판매하며 IPTV를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방송시장에서 독과점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공정거래법상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고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은 금지됐다”며 “케이블TV, 위성방송과 비교해 이동통신사가 IPTV로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약탈적 정도인지 충분히 검토가 필요하다”며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