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나주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전의 입찰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불공정행위를 한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자격을 제한하는 조치가 있지만 일부 업체들이 편법을 동원해 제제기간 중에도 낙찰을 받는 등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완 의원(새누리당)은 한전의 부정당업체에 대한 입찰자격제한 조치가 유명무실해졌고 독점수의계약으로 특정기업에게 사업을 밀어주는 등 계약 환경도 불공정하다고 문제 제기했다.
김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전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은 업체는 총 272개다. 이들은 입찰과정에 허위서류를 제출, 계약불이행, 직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했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소송을 통해 입찰자격제한을 일시정지 시킨 뒤 꾸준히 입찰에 참가하고 있고, 몇 몇 기업은 소송 없이 제제기간 중에도 낙찰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사례로 실리기업과 LS산전을 들었다. 실리기업은 불법하도급으로 6개월 입찰참가제한 조치를 받았으나, 소송을 통해 제재를 유보시켰고 그 기간에 총 10건의 공사를 수주했다고 주장했다. LS산전은 담합행위가 적발돼 6개월 입찰참가 제한조치를 받았으나, 제재가 시작되는 하루전날에 한전으로부터 6300만원의 사업을 낙찰 받고, 제제기간 중에도 1800만원의 사업을 낙찰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건전한 입찰환경은 끊임없는 감시와 엄한 처벌로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뛰어 넘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제남 의원(정의당)은 현대중공업과 효성의 사례를 들며 한전입찰제도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뇌물 혐의로 올 1월부터 2년간 입찰참가제한을 받았지만, 곧바로 가처분소송을 제기해 입찰에 참가, 올 1월~8월까지 한전과 체결한 계약이 83건, 1163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효성은 수입단가를 부풀려 참가제한을 확정 받았지만, 납품 장비인 대체 불가한 초고압차단기 독점업체라는 이유로 입찰참가제한 기간 중 총 426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입찰참가제한 조치 실효성 없다”며 “비위행위를 일삼는 기업들을 퇴출시키기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