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가격 하락에 CNG택시 등록대수 급감…예산만 낭비한 꼴

압축천연가스(CNG) 택시 등록대수가 급감했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하락으로 CNG택시 경제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택시연료 다변화를 목적으로 CNG 택시 개조비용까지 지원하며 보급에 나섰지만 수십억원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CNG택시 등록대수는 지난해 말 1669대에서 915대로 45.1%나 줄었다. CNG택시는 2000년대 후반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세를 늘렸다. 2012년 대구시가 지자체 처음으로 CNG택시 개조 사업비를 지원하며 보급에 나서면서 등록대수는 처음으로 2000대를 넘어섰다.

2013년에는 전국 사업으로 확대되며 시장이 커지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등록대수는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 등록대수가 2000대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줄어 지난달 915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등록대수가 가장 많았던 대구시 차량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대구시 CNG차량 등록대수는 2011년 177대에서 이듬해 924대로 크게 늘었지만 지난달 기준 251대만 남았다.

CNG 차량 감소는 LPG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성 하락이 직접 작용했다. 최근 LPG가격이 하락하고 저유가 흐름이 장기화하면서 대다수 운전자가 다시 LPG차량으로 돌아가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CNG개조 비용으로 쓰인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개조비 지원에 나선 2012년 당시 유가보조금(리터당 221원)을 제외한 LPG평균 가격이 리터당 966원으로 CNG(943원/㎥)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다만 CNG 연비가 LPG 보다 20~30% 높다는 이점으로 당시가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개조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제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지자체 수요도 사실상 사라졌다. 지난해 대구시가 수요 부진 이유로 국토부 예산을 모두 반려하고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2개월 동안 사업 지역 물색에 난항을 겪다 강원도가 나선 상태지만 역시 실적이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CNG택시로 개조하는데 차량당 약 480만원이 들어가는데 대다수가 다시 LPG차로 돌아가면서 관련 예산은 사실상 효과 없이 사라진 셈”이라며 “운전자도 LPG로 재개조하는데 100만원 추가 부담하는 등 전반적으로 효율성이 없는 사업으로 전락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료:국토교통부

<CNG택시 등록대수 추이>


CNG택시 등록대수 추이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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