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조업, CAE(컴퓨터지원엔지니어링)에 달렸다

우리나라 제조업 성패가 컴퓨터지원엔지니어링(CAE)에 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AE는 CAD로 설계한 모델을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제품 성질과 성능을 예측 평가하는 공학 지원 시스템이다.

알테어 테크놀로지 콘퍼런스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문성수 한국알테어 대표, 염대준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강병식 현대자동차 상무, 이태희 한양대 교수,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사업국장(왼쪽부터)이 ‘대한민국 제조업, CAE에 달렸다’를 주제로 CAE 산업발전을 위한 정부·산업계·학계 간담회를 진행했다.
알테어 테크놀로지 콘퍼런스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문성수 한국알테어 대표, 염대준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강병식 현대자동차 상무, 이태희 한양대 교수,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사업국장(왼쪽부터)이 ‘대한민국 제조업, CAE에 달렸다’를 주제로 CAE 산업발전을 위한 정부·산업계·학계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18일 ‘알테어 테크놀로지 콘퍼런스(ATCx) 서울’에서 열린 전문가 간담회 참석자들은 “CAE로 실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며 CAE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강병식 현대자동차 상무와 염대준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이태희 한양대학교 교수, 문성수 한국알테어 대표가 분야별 전문가로 참석했고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사업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강병식 현대자동차 상무는 CAE가 단순히 제조 오류를 줄이는 SW가 아닌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상무는 “CAE는 기반 기술로 국내 설계·제조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현대자동차도 CAE를 확대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CAE는 수많은 시험을 대체한다. 제품화를 통한 테스트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확한 해석이 필요한 이유다.

염대준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에서는 이미 모든 제작 과정 중 절반이 넘게 CAE를 적용하고 있다”며 “CAE는 아이디어 기획부터 생산까지 전 분야에 적용되기에 해석 도구에 의한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성수 한국알테어 대표는 CAE 개발업체 입장에서 CAE 역할을 해석에 그치지 않고 응용까지 확대했다. 문 대표는 “CAE 개발사 입장에서 보면 독일이나 일본 등 CAE 활용도가 높은 나라는 최적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모델링은 우리나라도 잘하지만 활용이나 개발 응용은 부족하기 때문에 평가와 성능 분석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응용까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대한민국 제조업, CAE에 달렸다’를 주제로 진행한 CAE 산업발전을 위한 정부·산업계·학계 간담회를 경청하고 있다.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대한민국 제조업, CAE에 달렸다’를 주제로 진행한 CAE 산업발전을 위한 정부·산업계·학계 간담회를 경청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CAE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제조업 기반 부품 산업체에서 CAE를 쓸 여력이 없고 인력도 해석에만 매달릴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해법은 정부·산업계·학계 간 협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태희 한양대 교수는 “개발된 CAE 도구를 학생용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며 “산업계와 학계가 관련 교육을 나눠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 상무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CAE 인력이 없어 부품개발에 CAE를 적용하지 못한다”며 “학계와 산업계, 정부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AE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의견도 제시됐다.

염 상무는 “이미 개념에서 제품 부가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에 우수한 해석 인력이 제품에 기여하는 정도가 적다”며 “해석 인력을 양성할 때 제품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소양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개념 디자인부터 CAE를 써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선진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고급 인력확보가 관건으로 한국형 발전전략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국내 SW기술 수준이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며 “SW 개발 단계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을 겨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ATCx는 올해 열네 번째로 CAE 전문가들을 모아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15일부터 18일까지 울산·창원·대전·서울에서 개최됐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