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일본으로 간 한국 스타트업] 오치영 지란소프트재팬 대표 "일본 시장, 한국보다 3배 어렵지만 5배 크다"

“일본 소프트웨어(SW) 시장은 한국 시장보다 진입하기가 세 배나 어렵지만 규모는 다섯 배 더 큰 시장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도전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창업자는 한국 인터넷 벤처 1세대가 10년간 일본 시장을 겪으며 얻은 노하우를 이렇게 말했다. 오치영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을 향해 “한국에서 노력의 세 배 시간을 기울이고 더 자주 부딪혀야 한다”고 말했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항상 현장에서 직접 해외 진출을 지휘한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항상 현장에서 직접 해외 진출을 지휘한다.

오치영 대표는 1994년 국내 최초 윈도통신 연결프로그램 ‘잠들지 않는 시간’을 선보인 이래 보안솔루션 사업으로 확장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제15회 SW 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내 SW산업 발전과 글로벌화에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현재 지란소프트재팬 대표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고 있다.

오 대표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고 10년 전 일본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오 대표는 “일본에서 첫 매출이 발생하는 데 3년이 걸렸다”며 “첫 매출 금액은 적었지만 단 한 번도 후퇴 없이 매년 두 배씩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아이템이나 일본어 실력보다 인내, 열정 등 장기적 방향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일본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끊임없이 파트너사와 소통하며 서비스를 시장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일본 파트너를 찾을 때도 너무 큰 회사를 선호하지 말고 우리 회사 비즈니스를 자신의 것처럼 최선을 다하는 기업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오 대표는 “한국에서 1등 하는 제품을 무조건 팔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진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파트너에게 접근했다”며 “현지 기업 요구를 받아들인 덕분에 서비스가 매년 88%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란소프트재팬은 중견기업으로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과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매장 분석 빅데이터 기업 조이코퍼레이션, 일본 기업 YSCI와 손잡고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IT&BASIC의 실시간 청중응답 시스템 ‘심플로우’ 일본 총판 역할도 하고 있다.

오 대표는 “창업기업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이라며 “(나도) 21년째 스타트업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