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디시인사이드 ‘4챈’, 일본 2ch 설립자에 팔렸다... 크리스토퍼 풀도 물러나

미국판 ‘디시인사이드’로 불리는 4챈이 일본 2ch 창업자에 인수됐다. 창업자인 크리스토퍼 풀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미국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4챈(4chan)의 창업자 크리스토퍼 풀. <사진=위키피디아>
미국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4챈(4chan)의 창업자 크리스토퍼 풀. <사진=위키피디아>

미국 대형 커뮤니티 웹사이트 4챈(4Chan)이 최근 일본 웹사이트 콘텐츠 업계의 떠오르는 별‘2ch(2chnnel)’ 설립자인 니시무라 히로유키에게 넘어갔다. 4챈 창업자이자 아이디명 무트(m00t)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풀은 완전히 회사에서 떠난다고 뉴욕타임스(NYT) 및 주요 외신이 22일 보도했다.

4챈은 크리스토퍼 풀이 2003년 세운 웹사이트다. 일명 요츠바 채널로 불린다. 한국의 디시인사이드처럼 다양한 웹 영역에서 게시판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높은 수위의 포르노그라피나 음식 레시피도 올라온다. 온라인 해커 모임인 어나니머스도 이 4챈에서 탄생할 정도로 현지에선 유명하다. 어나니머스 그룹은 현재 4챈과 레딧(Reddit)을 활용해 서로 만나고 시스템 공격을 조직한다.

크리스토퍼 풀은 4챈을 벤처캐피털의 지원이나 정규직 근로자 없이 월간 방문자 2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시켰다. 현재 4챈을 방문하는 사용자는 특별 유저만 월 2200만명으로, 매일 수백만건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설립 후 광고 등을 다량 유치해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연간 매출액은 수천만달러다. 벤처캐피탈을 통해 레딧(Reddit)과 임구어(Imgur) 등 독립적인 웹 포럼 사이트에 투자했다.

일본 2ch는 니시무라 히로유키가 2001년 세운 일본판 ‘디시인사이드’다. 크리스토퍼 풀 4챈 창업자는 “일본 콘텐츠 업계에서 문화적인 역량을 2ch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니시무라 히로유키가 4챈을 얼마에 사들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풀 창업자는 “향후 4챈의 미래 발전에서 어떤 적극적인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미 1월부터 사이트를 경영 및 관리할 대리인들에게 권한도 다 넘겼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풀이 회사를 팔고 떠나는 이유는 그가 경쟁 업체 창업자에 비해 회사에 적극적이지 않아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4챈을 사업보다 취미에 가깝게 대해 왔다. 크리스토퍼 풀 4챈 창업자는 “취미로는 회사가 살아남거나 사세를 확장할 수 없다”며 “사이트를 훈련된 사람들에게 넘기기 몇달 전부터 팔 계획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외신은 하지만 최근 사이트 악용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로 이같은 사이트들의 미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 광고도 이젠 구글, 페이스북 등으로 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창업자인 크리스토퍼 풀은 4챈 패스(4chan Pass) 같은 서비스로 이를 희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4챈 패스는 연간 20달러 수수료를 내면 사이트에서 일부 특별 서비스를 골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크리스토퍼 풀 4챈 창업자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과연 웹 비즈니스의 미래가 될 수 있는지, 지불할 만한 창조적인 가치가 있는 콘텐츠들이 수익을 거두는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