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시장이 변하고 있다. 비슷한 크기와 규격으로 승부를 걸던 제조사는 변하는 시장에 맞춰 제품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저가형 제품부터 고가형 제품까지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성장은 끝났나? 수요 줄어드는 태블릿 시장
2010년 애플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되며 태블릿PC 시대 포문을 연 이후 시장은 성장기를 맞았다. 큰 화면에 간편한 터치 인터페이스는 소비자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이패드 이외에도 여러 제조사가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냈다. 시장 수요는 급성장했다. 하지만 기존 노트북PC 시장을 위협하던 태블릿PC는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 속도가 줄어들었다.
올해 시장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있어 ‘태블릿 위기론’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달 올해 태블릿PC 판매가 작년 대비 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예상했던 〃3.9%보다 감소폭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태블릿 위기론 가장 큰 배경은 소비자가 제품을 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는 점이다. 초기 태블릿PC 제품은 스마트폰과 비교해 보기 시원한 큰 화면이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했지만 ‘패블릿’으로 불리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큰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5인치 이상 제품이 스마트폰 대세로 등장한 이후 태블릿PC 성장세는 꺾였다.
기존 노트북PC 판매를 위협한 요인이던 제품 무게도 많이 따라잡혔다. 노트북PC는 더 얇고 가볍게 변하며 태블릿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노트북PC가 실제 데스크톱 환경과 똑같아 문서작업 등에 더 익숙하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감 커진 태블릿 업계…차별화 강조
시장 둔화로 제조사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계속 만들어내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졌다. 태블릿PC 제조사는 급변한 시장 상황에 새로운 제품 차별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에 잠식된 이점을 다시 찾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 초저가 태블릿PC부터 기존 제품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갖춘 최고급형 제품 등을 내놓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올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초저가 태블릿PC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기 가격은 50달러(약 6만원)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가격을 생각해보면 매우 저렴해 소비자가 느낄 가격 문턱이 거의 없다. 회사는 저가격 정책으로 자사 태블릿PC 보급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저가 전략을 펼치는 태블릿 판매 기업은 아마존 이외에도 많이 등장했다. 과거 주류를 이룬 수십만원대 태블릿보다 20만원 안팎 제품을 찾는 게 쉬울 정도다. 레노버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8인치와 10인치 태블릿PC를 각각 169달러(약 19만원), 199달러(약 23만원)에 판매한다고 공개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회전 가능한 카메라 등 성능에도 가격이 대폭 낮아졌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표적으로 최고급형 전략을 펼치기 시작한 업체다. 가장 높은 규격으로 업무와 예술 등 전문 영역에서까지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패드를 더 가볍고 작게 만드는 데 주력했지만 새로운 최고급 제품으로 시장 수요 개척에 나섰다. 이달 초 공개한 아이패드 프로는 주변기기를 포함하면 100만원을 훌쩍 넘어 웬만한 노트북PC 가격을 압도한다.
애플은 제품 차별화를 위해 전문가용임을 강조했다. 더 넓은 화면으로 여러 작업을 분할해 할 수 있고 처음 적용된 스타일러스 기술로 펜 기울기와 필기 강도 등으로 마치 스케치북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달 새 서피스 프로4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6세대 인텔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 고급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별 시장 점유율 전망
(자료: SA)
애플과 삼성 태블릿 판매 대수
(단위: 만대)
(자료: 가트너)
2015년 2분기 태블릿 출하량
(자료: IDC)
태블릿 OS별 시장 출하량 전망
(자료: IDC)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