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라모델이나 블록을 조립하는 성인이 늘고 있다. 심지어 좋아하는 만화주인공이 그려진 옷을 입고 베개를 껴안고 자는 성인들도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철없는 어른으로 치부했지만 요즘은 하나의 문화현상 즉, 키덜트(kidult) 문화로 보고 있다.
진지함과 심각함을 제쳐 두고 유쾌하고 천진난만하게 지친 심신을 달랜다는 점에서 키덜트 문화는 즐길 땐 즐기는 멋진 라이프 스타일로 주류 문화에 안착하고 있다. 어린 시절 감성을 지닌 어른들의 등장으로 장난감은 더 이상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키덜트플러스(www.kidultplus.com, 대표 신병묵)는 이름처럼 키덜트를 위한 게임과 피규어 전문 쇼핑몰이다. “신조어인 키덜트 정의가 제가 생각하는 쇼핑몰 상품과 딱 부합돼서 키덜트 플러스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신병묵 대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피규어 마니아다. 쇼핑몰을 운영하기 전부터 취미생활로 각종 피규어를 모으던 그다.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생활과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것과 높은 매출까지 더해져 그는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직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내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을까, 무엇인가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즐길 수 있는가….’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다른 친구들처럼 졸업 후 건축사무소 취직해 설계 도면을 그리는 일을 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 모험보다는 안정으로 갈피를 잡게 된 거다. 그러던 어느 날 신 대표는 건강이 나빠진 부모님으로 인해 사무소 일을 그만두게 된다.
한동안 부모님 병수발을 들며 시간 날 때마다 공사장 막일을 하며 생활했다. 그는 다시 한 번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남들이 하는 데로 살기보다는 스스로 내 자리를 만들어야 겠다’라는 생각에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 ‘메이크샵(www.makeshop.co.kr)’을 기반으로 쇼핑몰을 구축하고 피규어 관련 취미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제품 판매와 관련된 지식을 하나하나 배우며 일을 시작했다. 창업 초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부족한 쇼핑몰 인지도는 매우 큰 고민거리였다.
신 대표는 쇼핑몰을 알리기 위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는 물론이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이외에 유튜브 등을 이용해 소비자 접근을 다각적으로 모색했다.
“게임관련 아이템도 팔고 있기 때문에 유튜브를 통해 게임 소개와 공략방법 등을 게재해 쇼핑몰을 알리고자 노력했습니다.”
키덜트 플러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중고 피규어 매입과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매입되는 제품 랭크를 매겨 결손과 문제 있는 부분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판매를 하고 있다. 소비자와 신뢰를 바탕으로 노력해 온 키덜트플러스는 “중고피규어하면 키덜트플러스”라는 공식까지 만들어냈다.
키덜트플러스 회사소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꿈을 잃지 않고 아직도 꿈을 쫓고 계신 여러분, 하고 싶은 거 하고 삽시다!’
피규어 하나를 파는 것이지만 어쩌면 신 대표는 자신이 이룬 꿈을 소비자에게 나눠주는 것일지 모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