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프리미엄 오디오 전성시대]오디오 강국 日, "성장은 계속된다"

일본 도쿄 유라쿠초 전자 양판점 빅카메라 매장에 아이리버 "아스텔앤컨"이 진열돼 있다
일본 도쿄 유라쿠초 전자 양판점 빅카메라 매장에 아이리버 "아스텔앤컨"이 진열돼 있다

일본은 아시아 최대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이다. 한 세기 넘게 내려온 전국 각지 오디오 장인 손길이 오디오테크니카, 소니, 데논, 온쿄, 야마하 등 세계적 오디오 브랜드를 만들었다. 일본 오디오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도쿄 중심가 유라쿠초 전자양판점 ‘빅카메라’. 1층 정문에 들어서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함께 각종 포터블 오디오 브랜드가 고객을 맞이한다. 오디오테크니카, 소니 등 일본 제품부터 보스, 슈어, 젠하이저와 같은 서구권 외산 브랜드가 각축을 벌인다. 아이리버 ‘아스텔앤컨’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3층 영상·음향(AV) 매장에는 대형 홈오디오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일본 프리미엄 오디오 성장 동인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과 수준 높은 소비자를 꼽는다. 아이리버 해외영업부 관계자는 “일본 오디오 업계에는 전통이 있다”며 “미국·독일 등과 견주어 손색없는 세계적 기업이 칩세트, 장비와 같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등 전 영역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성준 세기AT 부장도 “오디오테크니카는 1962년 턴테이블 카트리지로 출발해 마이크, 헤드폰, 이어폰 등 제품군을 넓혀왔다”며 “짧게는 반세기에서 길게는 한 세기 동안 ‘원음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음향 구현’에 집중한 기술력과 제품력이 일본 기업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사운드바를 TV 번들로 판매하는 국내 시장과 달리, 독자 제품군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높은 기술 수준만큼 소비자 안목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꼼꼼한 국민성과 장인정신에 디지털 음원 가치인식, 까다로운 저작권 관리가 오디오 산업 전반을 키웠다는 평가다. 도쿄 아키하바라, 오사카 우메다 등 각 지역 IT 중심지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연구회’, ‘청음회’ 등 자발적 동호회는 폭넓은 정보 교류의 장이다.

이에 힘입어 일본 오디오 시장 성장세는 여전히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GfK재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요도바시카메라, 빅카메라 등 전자양판점에서 일본 프리미엄 오디오 판매 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1.4배 증가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3.8배 늘었다. 헤드폰이 수량 기준 2.9배, 금액 기준 2.3배 늘며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프리미엄 제품과 고음질 음원 확산이 시장 확대를 뒷받침했다. 프리미엄 제품군은 일본 시장 전체에서 수량 기준 2%를 차지하고 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12%에 달해 성장성과 수익성도 증명됐다.

우리 기업도 일본 오디오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이리버 ‘아스텔앤컨’은 오디오 기본인 ‘음질’에 충실해 주요 양판점과 오디오 전문매장 납품에 성공, 판매를 늘리고 있다. 포터블 기기 판매 금액이 전체 46%를 차지하고 수량과 금액이 작년 동기 대비 1.4배, 1.3배 증가하는 등 시장 배경도 튼튼하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소니 ‘워크맨’이 개척한 포터블 시장에서 ‘고음질’로 정면승부를 택한 것이 일본 시장 안착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티브이로직 ‘오렌더’와 LG전자 ‘뮤직플로우’도 성능과 음질을 무기로 일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도쿄(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