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초등학교 스마트교실 5학년 3반 수업은 학생들이 노트북PC를 챙겨 자리에서 부팅하며 시작된다. 19명 학생이 능숙하게 노트북PC를 구동하는 사이 교사는 무선랜 연결방법을 설명한다. 스마트교실은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위해 마련된 듯한 인상을 준다. 스마트교실 벽면에는 대형 모니터 6대가 설치됐다. 한 남학생은 자신의 노트북PC 화면을 옆 대형 모니터에 연결해 작업한다.
실제로 이태원 초등학교는 SW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환경이 잘 갖춰진 곳으로 유명하다. SW교육에 대비해 기존 특별실(스마트교실, 미래형과학교실, 컴퓨터실)을 재정비했다. 학교 전체를 무선랜으로 연결했다.
3반 학생이 모둠별로 앉아 작업하는 화면은 ‘엔트리’다. 엔트리는 초보자를 위해 개발된 국산 프로그래밍 교육 플랫폼이다. 쉽고 재밌게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학습공간을 제공한다. 배운 것을 직접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단군신화 이야기를 모둠별로 나눠 역할극 형식으로 구현했어요. 오늘은 모둠별 역할극을 모아서 발표해요.” 박하나 양은 호랑이와 곰이 대화를 나누는 화면을 만들고 대화를 입력했다.
강윤지 교사는 “여러 교육용 SW가 있지만 학생들이 다루기가 쉬운 제품이 엔트리”라며 “국내에서 개발해 학생·교사가 사용하면서 제시하는 의견을 빠르게 반영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양혜림 양은 “엔트리를 사용하는 역할극이 어렵지도 않고 재미있다”며 “사용 도중 문제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선생님에게 여쭤본다”고 말했다.
“엔트리를 활용한 SW교육이 학생 논리·사고력 향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고 강 교사는 설명한다. “1학기에 놀이 방식으로 순차와 반복 개념을 체험하고 2학기부터 실과 단원주제를 재구성해 엔트리에 접목했다”며 “기본 몇 개 기능만 알려줬을 뿐인데 학생들이 스스로 소리를 넣고 장면을 연결하는 등 주도적으로 학습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SW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구성했다. 1~4학년은 SW교육 부담을 느끼지 않게 간단한 활동과 체험 형태로 학습한다. 5~6학년은 실과에서 각각 10차시씩 SW에 대한 기본 지식과 기능을 습득한다. 국어·수학·사회·미술 과목에서(7~8차 시) 추출한 콘텐츠기술(CT) 요소를 바탕으로 주제중심 수업(STEAM, 프로젝트 수업, 문제해결 수업)을 진행한다. 올해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차수를 늘릴 계획이다.
SW 관련 다양한 교내외 활동도 병행한다. 학생 동아리, SW교육 특별반 구성, SW교육 여름 캠프, 교내 SW교육 페스티벌 등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SW교육 강화를 위한 인적자원 강화에도 역량을 쏟는다. 교내 SW교사 연구회·동아리를 조직하고 연수와 컨설팅 매년 실시한다. 본교 수업 적용 담임교사는 정기적 연수와 일대 일 컨설팅을 실시한다. 강 교사는 “SW 교육은 컴퓨터를 배우는 게 아니라 문제를 효과적·논리적·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사고력을 배우는 것”이라며 “CT적 사고력 신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