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이온배터리 용량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핵심 소재가 개발됐다. 주변 기술이 함께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수명을 최고 100배까지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은 현승만 나노역학연구실 현승민 박사와 이후정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실리콘, 철, 아연을 합금으로 하는 새로운 리튬이온 배터리용 음극 전극 재료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술개발은 기계연 3차원 나노구조체 제조기술 고도화 사업과 국가가학기술연구회 창조형융합기술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이 기술은 ‘꿈의 소재’라 불리는 실리콘 부피 팽창을 막은 것이 핵심이다. 실리콘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 소재인 탄소계열보다 최고 10배 가까운 용량을 갖고 있지만 충·방전 시 리튬과 반응해 부피가 400% 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실리콘, 리튬과 반응하지 않는 철과 타이타늄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실리콘 재료 팽창을 막는 데 성공했다.
이 재료를 코인 셀로 제작해 시험한 결과 충·방전은 500회 이상, 배터리 수명은 현재 많이 쓰는 탄소 소재 대비 100배, 실리콘 소재 대비 10배 가까이 더 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량은 실리콘 대비 3분의 1로 줄었지만, 탄소계열보다는 4배 이상 컸다.
이 연구결과는 에너지 물질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현승민 박사는 “전이금속 미세구조 변화를 이용해 기존 실리콘 부피 팽창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배터리 음극 재료 개발뿐만 아니라 양극, 전해질, 분리막 등 다른 핵심 소재도 빨리 개발돼 대용량, 장수명 배터리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