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도네시아에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통째로 수출...비씨카드 내년부터 사업 개시

비씨카드, 만디리은행과 합작사 설립키로.. .동남아 중동 교두보

국내 신용카드 지불·결제 시스템이 인도네시아에 직수출된다. 2억5000만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에 한국 카드 결제시스템이 통째로 ‘이식’된다.

비씨카드(대표 서준희)는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 만디리은행과 합작사(JV)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서준희 사장과 부디 사디킨 만디리은행장은 이날 협약에 서명했다. 올 연말까지 설립을 마무리한다.

비씨카드와 만디리은행은 2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만디리은행 본사에서 카드 프로세싱 합작사(JV) 설립 협약식을 가졌다.서준희 비씨카드 사장(오른쪽)과 부디 사디킨(Budi. G Sadikin) 만디리은행장이 합작사(JV) 설립 협약후 기념촬영했다.
비씨카드와 만디리은행은 2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만디리은행 본사에서 카드 프로세싱 합작사(JV) 설립 협약식을 가졌다.서준희 비씨카드 사장(오른쪽)과 부디 사디킨(Budi. G Sadikin) 만디리은행장이 합작사(JV) 설립 협약후 기념촬영했다.

양사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한다. 비씨카드는 현지에 ‘BC 아시아 퍼시픽’을 세운다. 자회사가 합작법인 모기업이 되며 동남아, 중동 등을 아우르는 결제 시스템 수출 기지로 활용된다.

비씨카드 합작사는 인도네시아 신용카드 매입업무와 신용카드 시스템 구축, 가맹점 확대, 단말기 공급, 마케팅 플랫폼 제공 등 신용카드 프로세싱 사업을 수행한다. 만디리은행은 비씨카드가 공급하는 시스템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현지카드사 및 가맹점 영업 등 사업을 확장한다. 올해 합작사를 설립하면 약 33만대 결제 단말기를 개발, 공급한다. 내년 하반기 사업을 시작한다.

합작사 설립은 토종 카드 프로세싱 플랫폼을 카드 환경이 전혀 다른 국가에서 채택했다는 의미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카드 정산과 매입 업무를 대행하는 별도 밴(VAN)사가 없다. 은행이 가맹점에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매입과 정산업무를 한다. 이 때문에 가맹점당 3~4대 결제 단말기를 깔아야 한다. 통합단말기가 없어 결제 시스템이 낙후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카드 결제 시스템을 직접 현지에 이식하는 최초 프로젝트로 한국 지불결제 시스템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비씨카드 프로세싱 기술을 접목하면 은행별로 제공되던 결제 업무를 통합해 제공하고 고도화된 단말기 공급, 가맹점은 은행별로 제공하던 마케팅을 통합해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다.

서준희 비씨카드 사장은 “국내 금융사 최초로 카드 프로세싱 사업을 수출한 첫 사례”라며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인도네시아와 경제 친밀도가 높고 유사한 시장 수요가 있는 동남아 국가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KT그룹과 함께 금융 ICT 기반 인프라 구축과 영업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라며 “그룹사 보유역량을 적극 활용해 핀테크 등 다양한 고부가사업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지난 2011년 5월 만디리은행과 매입사업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만디리은행 매입 프로세싱 전문회사 선정 입찰 수행에 참여, 유수 글로벌 기업 10곳과 1년 넘게 경쟁한 끝에 지난해 7월 우선 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부디 사디킨 만디리은행장은 “비씨카드가 보유한 현지 기술과 신뢰성을 높게 봤다”며 “향후 여러 사업에서도 공동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