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놀라운 샤오미 행보

[기자수첩]놀라운 샤오미 행보

아기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답례품 선정이었다. 흔한 수건 외에 실용적인 선물을 주고 싶었지만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문득 답례품 사이트를 돌아보던 중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답례품 인기 순위에 수건, 천일염 등 국산 제품 사이에 중국산 샤오미 보조 배터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후기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실용적이어서 답례품으로 제격이었다.

샤오미는 중국산은 형편없다는 고정관념을 깬 지 오래다. 국산 제품을 고집하는 한국 엄마들 돌잔치 답례품 시장까지 들어올 만큼 샤오미 기세는 무섭다. 샤오미는 휴대용 보조배터리, 이어폰, 스마트 밴드 등 휴대폰 관련 기기부터 공기청정기, 정수기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하드웨어 제조업에서 이동통신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서비스 시장까지 선점하려 한다. 샤오미는 ‘미모바일(Mi Mobile)’이라는 중국 가상사설망사업자(MVNO)로 변신했다. 미모바일은 샤오미 다른 제품군처럼 싸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가입한 차이나모바일과 요금을 비교해 봐도 미모바일이 훨씬 저렴하다. 중국 이동통신사 시장판도 변화도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외신은 샤오미가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도 MVNO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미가 중국 시장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세계 시장에 제품을 판매를 늘린 것처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샤오미는 그 추진력을 입증해왔다.

중국 경제가 위기 속에서 샤오미는 여전히 놀라운 행보를 보인다. 제품으로 중국 이미지를 바꾸고,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부럽기조차 하다. 샤오미처럼 가격 경쟁력을 가지면서 좋은 성능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은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몇 년 뒤 누군가 돌잔치에 갔을 때 우리나라 IT제품을 답례품으로 받아보고 싶은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