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 채용 시즌이 도래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 금융공기업 채용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한 곳이 많고 ‘탈 스펙’ 기조가 뚜렷해졌다.
올해 처음으로 서류전형에서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자격증이나 외국어 능력자 우대 혜택을 폐지한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서류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한국은행은 2016년도 신입 종합기획직원(G5) 채용에 4031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수험생 편의를 위해 필기시험 주요 출제 범위를 공개했다. 프레젠테이션 면접 전형도 없애고 면접과정을 심층면접과 집단면접 두 개로 압축했다.
하혁진 한국은행 인사경영국 차장은 “면접을 여러번 봐서 시간과 노력을 분산하기 보다는 두 개의 면접으로 축약해 심층적이고 집중적으로 우수지원자를 판별하려는 의도”라며 “올해 서류전형에서도 가족, 주소, 수상실적 등을 기재하지 않도록 한 것도 지원자 개인 역량에 집중해 옥석을 가려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올해 신입직원 선발시 가장 큰 변화는 채용분야에 소비자학 분야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업무 중 금융교육, 민원분쟁처리, 소비자 보호가 강화되는 기조와 맞물린다.
김미선 금융감독원 총무국 인사팀 선임조사역은 “소비자학 전공자를 선발해서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는 금융민원, 제도, 금융교육 등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전문 인력 채용부문에서는 빅데이터분석 부문이 신설됐다.
김미선 선임조사역은 “매해 10만여건 이상 금융 민원, 분쟁 등이 접수되는데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어떤 식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빅데이터 전문 인력이 필요해 새로운 직군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달리 금융감독원은 서류전형에서 전문직 자격증 우대 정책을 유지했다. 금감원 측은 업무상 법과 회계 지식,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대 점수를 폐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금융공기업 중 그나마 ‘스펙’을 덜 본다고 알려진 산업은행은 올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했다. NCS란 스펙보다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제 직무능력을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산업은행은 필기시험 당일 NCS 검사를 함께 치를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류전형에서 전문가 자격증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어학능력 점수도 기준 점수 충족 여부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채용 담당자는 “스펙보다는 개인 역량에 집중해 인재를 선발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며 “모든 전형은 제로베이스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NCS를 기반으로 채용 틀을 짰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기존까지는 수은 행원이 갖춰야할 능력이나 역량 등 은행 내부 기준을 토대로 채용 전형이 구성됐다면 올해는 NCS를 기반으로 수은 행원의 역량을 대입해 서류, 면접 등의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도 올해 NCS를 도입했고 그 외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채용 전형이 유지될 전망이다.
<주요 금융공기업 현황>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