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전문가 초청 전략 세미나]나임 자파 교수 “M&A 선순환돼야 스타트업 활성화”

한국 스타트업이 활성화되려면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선순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임 자파 미국 버클리대 하스경영대학원 교수는 24일 대전시·대전테크노파크 주최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실리콘밸리 전문가 초청 전략 세미나’에서 “성공 기업은 누군가에 의해 인수된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나임 자파 미국 버클리대 교수
나임 자파 미국 버클리대 교수

자파 교수는 “조그만 회사가 큰 회사를 공격하면 그때서야 비로소 큰 회사가 내 밥그릇을 누군가가 건드리려 한다며 관심을 갖는다. 큰 기업은 누군가 자기 고객을 뺏으려 할 때 긴장하기 시작해서 스타트업을 먹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직접 회사를 설립해 M&A 경험이 있는 자파 교수는 “작은 기업은 화살 하나로 큰 기업을 공격해야 한다”며 “그래야 큰 기업으로부터 관심을 이끌어 M&A에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자파 교수는 “창업에 끼어들지 말고 창업을 하기 쉽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에 법률을 개정한 미국 정부를 예로 들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두 가지 법을 개정했는데, 하나가 창업자를 위해 세금을 낮춘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국민 연금도 창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자파 교수는 “한국은 정부 펀드가 많은데 직접 운용하지 말고 세금을 낮춰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 홍보 중요성도 강조했다.

자파 교수는 “한국 기업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해 기업을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앤드류 쿠노브 미국 실리콘밸리 이노베이션센터 대표는 “실리콘밸리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것은 문화라고 밝혔다.

쿠노브 대표는 기업가정신을 장려하는 법적인 제도와 오프된 비즈니스 환경, 협업 문화, 비즈니스를 지지하는 노동법과 분산된 재정적 환경이 실리콘밸리와 한국과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쿠노브 대표는 “투자자와 창업가를 지원하는 로펌, 적재적소에 전문가를 찾아주는 헤드헌터, 전문 컨설턴트 등이 실리콘밸리 산업 생태계를 선순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지난 20년간 우리 벤처기업은 벤처 빙하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질적·양적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매출 증대와 고용 효과 측면에서 대기업보다 경제 성장에 더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정부 창조경제 정책 첫 단추로 창업정책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도 M&A 글로벌화는 미진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창업 자체는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며 “창업 기업이 글로벌화될 때 비로소 대규모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갖추고, 정부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공정거래 환경과 기업 간 협력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