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핀테크 지원시스템 큰 격차

시중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협업으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반면에 지방은행은 핀테크 지원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지방은행은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구조적인 한계로 핀테크 기업 지원이 녹록치 않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 등 전국 영업망을 갖춘 시중은행은 올해 모두 핀테크 기업 지원센터 설립을 완료하고 핀테크 기반 금융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지방은행의 핀테크 기업 전용 센터는 한곳뿐이고 구체적인 협력 서비스 출시 계획이 나온 곳은 없다.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핀테크 기업 전용 지원센터를 세운 곳은 대구은행이다. ‘피움’이라는 센터에서 핀테크 기업 사업성을 검토하고 대구은행뿐 아니라 DGB금융지주 계열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대구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맺은 것은 간편송금결제서비스 ‘토스’를 개발한 비바리퍼블리카, 스마트OTP회사인 미래테크놀로지 2곳이다. 그밖에 비콘 서비스를 위한 KT와 협력 사례가 손꼽힌다.

대구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현재 대구은행의 핀테크 사업전략은 향후 출시하게 될 ‘엠뱅크(가칭)’에 집중돼 있다”며 “추가적으로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지주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핀테크 사업 전략은 궤를 같이 한다. 지금까지 두 은행은 핀테크 서비스와 관련해 비바리퍼블리카, 네이버페이, 부산시 소상공인 진흥재단, AT솔루션즈, SV테크, 라온시큐어 6곳과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제휴 이후 핀테크 기업과 협업하거나 투자, 액셀러레이팅과 같은 지원 사례는 없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부산은행은 은행 단독으로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보다는 얼마 전 발족한 부산핀테크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며 “부산시, 거래소, 예탁결제원, 기보, 코스콤 등 지역기관, 관련 연구기관과 함께 부산 내 글로벌 핀테크 지원센터를 설립하는데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소속돼 있는 JB금융지주는 국내 최초로 ‘비상’이라는 핀테크 경진대회를 개최했지만 이후 가시화된 핀테크 서비스 개발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 지방은행은 핀테크 기업의 수도권 편중 현상과 정보력의 한계 등 구조적인 문제를 토로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기술력 있는 핀테크 기업은 모두 서울에 있어 한번 미팅을 잡으려 해도 하루를 꼬박 반납하기 일쑤”라며 “행사가 열려도 수도권이 대부분이고 IT는 정보력이 생명인데 이런 정보 교류도 여의치 않으니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핀테크 바람을 ?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혁신성평가에 핀테크 기업 지원 항목이 포함돼 있는데 이 때문에도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방은행에도 많은 핀테크 기업과 만날 수 있는 접점 행사나 정보 공유 등과 같은 당국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