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사상 최대 규모인 일본 우정그룹 주식 상장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오는 11월 상장 이후 종합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닛케이신문은 지난 1987년 NTT 상장 이후 일본 최대인 우정그룹 상장 준비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고 29일 전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민영화 과정 마지막 단계다.
일본 우정그룹 연결 총자산은 300조엔(약 2960조원)에 육박한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을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 전역에 2만4000개 우체국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최대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이 보유한 대리점 1만7700개도 가볍게 넘어선다.
일본 우정그룹은 최대 네트워크를 활용해 종합 서비스 기업이 된다는 전략이다. 우편, 은행, 보험 사업에 이어 상품판매, 노령층 케어 서비스까지 확대한다.
회사는 최근 미국 IBM, 애플과 제휴를 맺고 노인 케어를 위한 서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태블릿PC와 집안 모션 센서 등으로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시 자동으로 가족과 주변 의료기관 등에 이를 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우정그룹은 민간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자산운용 상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두 개 업체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이 낮고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상품을 우체국에서 직접 판매해 기존 금융상품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우정그룹 상장이 우편, 금융, 보험 등에서 성장 속도가 줄던 사업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 사업은 그룹 순이익 80% 가까이를 벌 정도로 효자 사업이었지만 최근 자금 이익이 줄어들며 지난 분기 수익률이 9%가량 전년 동기 대비 낮아졌다. 우편사업도 적자로 돌아서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우정그룹은 오는 11월 4일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일본 우정, 우편저금은행, 간보생명보험 3개사 주식 매출 합계는 1조4000억엔(약 13조80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 내 판매 주식 95%를 개인 등 소액 투자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회사는 안정적인 주식 배당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순이익에 대한 배당 금액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 성향은 일본 우정과 우편저금은행이 50% 이상, 간보생명보험도 30~50%가 목표다. 다른 상장 주식보다 높아 개인 투자자에게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상장 주가는 일본우정 1350엔(약 1만3000원), 우편저금은행 1400엔(약 1만3800원), 간보생명보험 2150엔(약 2만1000원)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