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 1년2개월여 만에 50%대로 추락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지분율이 1년 2개월여 만에 50%대로 낮아졌다. 주가가 이미 바닥을 보인 가운데에도 외국인의 팔자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7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 18일 50.97%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8년여 만에 52%를 넘어서며 주목을 받는 듯했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로 1조83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110만원대로 올해 이익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평가가치(밸류에이션)상으로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외국인은 수요 둔화와 경쟁 격화로 핵심인 IM(IT·모바일) 부문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점, 계속된 주주환원 요구에 대해 적극적인 변화를 미루는 점, 글로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등에 주목하며 대규모 매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변화를 요구해온 것은 오래된 이야기”라며 “최근 1∼2년간 이러한 요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 “애플, 인텔, TSMC의 최근 5년간 배당금액과 자사주 매입을 합한 총주주환원율이 평균 45%인 점 등을 고려해보면 삼성전자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낮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유로 3분기 실적 전망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6조6099억원으로 3개월 전(7조5160억원)보다 12%가량 낮아졌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