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경제포럼(WEF) 2015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작년과 같은 26위에 머물렀다. 거시경제 환경, 인프라 등에서 순위가 올랐지만 금융시장 성숙도, 기술 수용 적극성 등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30일 WEF가 발표한 2015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였던 작년과 동일한 26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역대 최고 순위인 11위를 기록한 후 지속 하락 추세다. 2011년 24위까지 떨어진 후 2012년 19위로 반등했지만 2013년 다시 25위로 하락했다.
‘다보스포럼’으로 더 잘 알려진 WEF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과 양대 국가경쟁력 평가기관으로 꼽힌다. 1979년부터 매년 국가경쟁력을 평가·발표한다. 올해는 3대 분야, 12개 부문, 114개 항목을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3대 분야에서 ‘기본요인’은 2단계 상승(20위→18위)했지만 ‘효율성 증진’과 ‘기업혁신·성숙도’는 각각 25위, 22위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12개 부문별로는 거시경제 환경(7위→5위) 등 7개 부문에서 순위가 올랐지만 금융시장 성숙도(80위→87위), 기업혁신(17위→19위) 등 4개 부문은 순위가 하락했다.
‘거시경제 환경’ 부문에서 인플레이션(1위 유지), 국가저축률(19위→14위), 국가신용도(22위→20위) 등 대부분 지표가 개선됐지만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재정수지(14위→19위)는 악화됐다.
‘인프라’는 유선전화 가입률(4위), 도로 질(17위), 철도 인프라 질(10위), 여객기 운송능력(19위) 등 다수 항목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동전화 이용자 수(72위→65위)는 지표성격상 다소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동전화 이용자 수는 인구 100명당 가입자식별모듈(SIM) 보유수를 평가하는데 외국은 1명이 여러 SIM 카드를 활용해 우리나라 순위가 낮게 평가됐다는 설명이다.
‘제도적 요인’은 규제개혁, 공공개혁 등으로 작년보다 13단계 상승한 69위를 기록했다. ‘상품시장 효율성’ 부문도 7단계 상승해 26위를 보였다. 벤처·창업투자 활성화 대책 등으로 창업절차(32위→9위), 창업소요시간(18위→10위) 등 창업관련 항목 개선세가 뚜렷했다.
‘금융시장 성숙도’는 80위에서 87위로 떨어졌다. 대출 용이성(119위), 벤처자본 이용가능성(86위), 은행건전성(113위)이 모두 100위권 밖으로 평가됐다.
‘기술 수용 적극성’도 25위에서 27위로 하락했다. 이동통신 인터넷사용자 수(12위),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 수(5위) 등은 강점이지만 외국인직접투자(FDI)에 의한 기술이전(67위) 등은 약점으로 꼽혔다. 외국서버 접속량 관련 지표인 인터넷 대역폭은 70위에서 57위로 순위가 올랐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국가별로는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이 각각 작년과 동일한 1·2·3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1단계, 네덜란드는 3단계 상승해 각각 4위, 5위를 차지했다. 일본(6위), 중국(28위)은 작년과 동일한 순위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는 30일 WEF 금융부분 평가와 관련해 “한국 금융 현 상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는 WEF 평가 결과보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금융위는 세계은행(WB) 2014년 ‘기업환경평가’ 점수를 그대로 반영해 작년 하반기와 올해 진행됐던 금융개혁 추진성과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WEF 평가가 자국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 위주로 구성돼 만족도 조사 성격이 강하고 국가 간 객관적 비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표]WEF 국가경쟁력 한국 순위 추이
자료:WEF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