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장은 전례 없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일본 진출 전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일본 사회가 내년 마이넘버제도(우리 주민등록번호 격) 도입, 도쿄올림픽 대비 인프라 투자 등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이러한 물결이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도쿄 지요다구 마루노우치 KOTRA 도쿄무역관에서 만난 정 본부장은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경기회복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를 기록해 3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이 피부에 닿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도 우려된다.
하지만 일본 기업 세계시장 경쟁력 강화에는 주목했다. 정 본부장은 전자산업을 “높은 부품 경쟁력과 엔화 강세 시절에도 지속해 온 연구개발(R&D)에 기반을 둔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KOTRA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네 곳에 자리 잡은 무역관을 활용해 우리 기업 일본 진출을 지원한다. 정보기술(IT)과 서비스업 중심 도쿄를 비롯해 기계·전자·기초소재 중심 오사카, 자동차부품 나고야·후쿠오카 등 지역별 특성을 살렸다. 자동차 부품 수출 지원시설 ‘KAPP’를 거점으로 도요타, 닛산 등에 납품하는 등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는 일본지역본부 웹사이트에 한국산 우수상품 1700여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도큐핸즈, 아마존 재팬 등 현지 유통업계 접촉 기회를 늘린다. 오는 10월 7일에는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한일 산업협력대전’을 열어 소재·부품 100개사, IT 60개사, 생활소재 40개사 등에 수출기회를 제공한다.
정 본부장은 “‘두 나라 경제교류가 우리와 일본에 도움이 된다’는 당위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며 “무역·투자와 인재교류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년째 이어진 청년층 일본 진출 지원 사업은 지난해 닛산, 스미토모상사 등 주요 상장사에 90명이 취업하며 한일 경제협력 첨병이 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일본 사업은 거래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자세로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2년간 사전준비와 검증을 강조한 ‘2년 준비론’을 설명했다. 일본 업계 품질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을 미리 알고 대비한 뒤 진출 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일본은 우리 기업에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