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준중형차 아반떼는 현대차 스스로 “가장 잘 만드는 차급”이라고 자신하는 모델이다. 브랜드 최초 글로벌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만 93만대를 팔며 세계 3위 판매량을 달성했다. 5년 만에 새로 선보인 6세대 신차는 최근 현대차 기조인 ‘기본기 혁신’이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중차임에도 불구하고 효율과 주행, 디자인 감성까지 잡았다. 가장 큰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1.6 디젤 모델을 직접 타봤다.
완전히 바뀐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네시스, 투싼 등에 적용된 ‘풀루이딕 스컬프쳐 2.0’ 콘셉트다. 준중형차에 커다란 육각 그릴이 어색할 것이라는 기우를 단박에 깼다. 헤드램프는 얇게 끌어올리고 디테일을 단정하게 다듬었다. 깔끔하고 세련미가 넘친다. 무작정 화가 난 듯한 모습만 강조됐던 이전 모델과 딴판이다.
후미등은 제네시스와 짝을 맞춘 느낌이지만 꺼져 있을 때는 큰 변화를 느끼기 힘들다. 우락부락했던 곡선을 다듬은 수준이다. 변화는 점등 시 더 확연하게 볼 수 있다. 세 영역으로 구분된 LED 라이트가 달라진 뒷태를 확연히 드러낸다.
1.6 디젤 엔진은 당분간 현대차 효자 노릇을 할 만하다.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0.6㎏·m로 출력과 토크가 6.3%, 7.4% 향상됐다. 출발 후 시속 60~80㎞까지 치고나가는 발진 성능이 상당하다.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반응이 민첩하고 중간에 걸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가 오른다. 풀 액셀보다 60~70% 정도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진가를 느낄 수 있다.
복합 연비는 정부 공동고시 기준 리터당 18.4㎞. 준중형차 최고 효율을 자랑한다. 냉방을 켠 채 과속과 급제동을 반복했지만 리터당 15㎞ 실연비는 거뜬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이전 모델보다 13.6%나 개선됐다. 엔진 효율은 꽤 정직한 편이다.
현대차 성능·효율 개선 핵심으로 자리 잡은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 덕도 톡톡히 봤다. 빠르게 RPM을 튕겨내지만 울컹거림이 없다. 마음 놓고 가속 페달을 밟아도 운전자 뜻대로 동력을 끌어낸다. 공회전방지장치(ISG)도 민감하게 작동한다. 정차 즉시 엔진을 끄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재시동이 걸린다.
준중형차 최초로 적용된 통합주행모드(DMS) 시스템은 운전 재미를 극대화한다. 드라이브 셀렉트 같은 이름으로 최근 신차에 많이 적용되고 있지만 아반떼 DMS는 확실히 재미가 있다. 노멀 모드와 스포트 모드 주행감 차이가 확연하다. 노멀 모드에서는 선형으로 가속이 붙는다면, 스포트 모드 가속감은 계단형에 가깝다. 빠르게 RPM을 올리고 다음 단으로 툭 툭 끊어 넘긴다. 약간의 전·후 쏠림이 느껴지는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기에 좋다.
인테리어 고급감은 5년의 시간이 아깝지 않다. 중형·준대형차 수준 고급감은 아니지만 전동 시트, 열선 같은 인기 편의 스펙은 다 넣었다. 뒷좌석에도 컵홀더를 넣어 실내 편의를 향상시켰다. 무엇보다 가지런히 잘 정렬된 센터페시아 버튼이 ‘글로벌 준중형차’ 위상을 증명한다.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산만해진 기어 레버 주변부가 옥의 티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 1.6 디젤 주요 제원(자료 : 현대자동차)〉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