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ETRI, 한국형 왓슨 컴퓨터 개발…빅데이터로 질환 예측 가능

#고혈압을 앓고 있는 50대 직장인 김 모씨.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 지문인식 센서로 맥박과 혈압을 측정한다. 측정 데이터는 스마트폰과 연동된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에 전송돼 분석된다. 몇 분 후 급성 심근경색으로 위험하다는 분석결과 메시지가 온다. 김 씨는 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고 혈관조영술을 받는다. 심장 혈관이 반쯤 막혀 있어 심장마비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예방했다.

서울아산병원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형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다.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심장마비를 예측하는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많은 사람의 임상·유전체·일생생활 등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건강에 대한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울아산병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이 같은 내용의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형 ‘왓슨 컴퓨터’인 의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해 수백만 의료 데이터를 개인에게 적용 가능하도록 맞춤형 통합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가 작성한 진료 기록을 분석, 최적 치료법을 제시하는 미국 왓슨컴퓨터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이뤄진다. 수백만 건강정보를 통합 분석한 의료 빅데이터에 대상자 임상 기록과 유전체 데이터, 기후 및 환경 데이터, 일상생활 데이터도 추가로 결합해 만성질환 관리부터 암치료까지 개인 질환에 맞는 체계적 분석이 가능하다.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 질환 연관성, 약물 부작용, 유전자 연구 등으로 질환 예측과 진행, 예후를 밝힐 수 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의료 빅데이터 수집·처리·분석·적용 네 단계를 거쳐 구축된다.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공공기관, 의료기관, 통신사업자, 디바이스업체 등 산·학·연·병 협력 체계 속에 진행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9월 헬스케어 빅데이터 센터를 출범,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은 “일일 외래환자 1만2000명, 연간수술 환자 6만명에 달하는 서울아산병원 의료 빅데이터로 개인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남 ETRI 원장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유병율 증가로 의료비 증가와 의료서비스 접근 불균형 문제가 커졌다”며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누구나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