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는 성인 10명 중 3~4명이 겪을 만큼 흔한 증상이다.
코고는 소리의 원리는 풀피리와 비슷하다. 코골이 소리는 주파수 500Hz 대 잡음이 난다. 심한 경우 지하철이나 작업장 소음 정도로 심각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환자 수는 2010년 1만9780명에서 2014년 2만706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골이 자체는 주변사람을 괴롭게 하지만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수면무호흡이다. 코를 고는 사람 중 다수가 수면무호흡 증상을 보인다.
원인이 코골이와 비슷하기 때문인데, 코골이가 기도가 좁아져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수면무호흡은 좁은 기도가 더 좁아지면서 숨길이 막혀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증상이다.
평균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또는 7시간 동안 30회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이라 진단할 수 있다. 순간순간 호흡이 멈추게 되면 잠에서 자주 깨거나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 수면 질이 떨어지게 된다.
자연히 낮 시간에 영향을 미쳐 주간 졸림증과 피로감,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증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면부족으로 우울증이나 두통, 기억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고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각하게는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면 중 호흡이 멈추면 공기가 폐로 제대로 가지 못해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 때 막힌 숨을 억지로 내쉬려 몸이 안간힘을 쓰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한다.
이는 혈압과 심박동을 증가시켜 고혈압과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인다. 또 무호흡 상태에서 다시 호흡할 때는 심장이 부족한 산소를 채우기 위해 평소보다 3~4배 빨리 뛴다. 무리한 심장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줘 반복될 경우 부정맥이나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 비대 등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코골이 원인은 다양하다. 비염이나 비중격만곡증(콧구멍을 나누는 벽이 휘어진 증상)이 있으면 코가 막히면서 숨쉬기 힘들어져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나타날 수 있다. 비만도 이유가 된다. 살이 찌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척되면서 기도가 좁아진다.
치료도 가능하다. 코와 목의 구조적 문제라면 상기도를 넓히는 수술을 포함해 기도 모양이나 넓이, 골격 구조에 따라 구조를 개선시키는 수술도 있다.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양압호흡기가 대표적이다. 양압호흡기로 기도에 압력을 가해 좁아지거나 닫힌 기도를 열고 확장하는데 중증 이상 수면무호흡 환자가 주로 사용한다. 턱이나 혀가 뒤로 밀려 기도가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조물을 앞으로 당겨주는 마우스피스 형태의 장치도 있다.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술이나 수면제, 진정제 등 약은 호흡을 느리게 해 목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공기통로를 막는 만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바로 누워서 자기보다 옆으로 몸을 돌려 자는 것이 좋다.
체중관리도 중요하다. 살이 찌면 목에 지방이 축적되고 기도는 좁아져 코골이가 악화된다. 체중만 줄여도 증상은 완화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금연과 금주도 도움이 된다. 술을 마시면 코골이가 심해지는데 술이 인두(입 안과 식도 사이의 소화기관) 근육을 이완시켜 기도를 좁게 하기 때문이다. 흡연 역시 상기도 근육 점막을 붓게 해 기도를 좁히기 때문에 증상을 악화시킨다.
사실 코골이는 얄미운 구석이 있다. 소리로 주변 사람의 밤잠을 설치게 하면서도 정작 코를 고는 사람은 자신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코고는 사람이 가장 피해자다.
코골이에서 수면무호흡으로 이어지는 질환이 심뇌혈관 질병은 물론 돌연사 주범인 부정맥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