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열풍 속에 수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성장하며 때로는 사라져 간다. K-ICT 창업멘토링센터와 함께 스타트업 사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소개한다. 창업 전쟁터에서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내일의 스타기업을 꿈꾸며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는 스타트업 이야기를 전달한다. ‘내일은 스타!’의 스타는 스타트업과 스타(star)라는 중의적인 뜻을 담았다.
“나의 오래전의 맑은 모습을 찾아 여기 다시 모일 수 있어야 해~~.”
2003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곡인 ‘강요’의 일부분이다. 노래를 부른 솔레노이드(Solenoid)의 보컬이 바로 디벨락(develRock)의 이상민 사장이다.
디벨락은 전화 통화 목소리를 분석해 스트레스 등 기분을 파악해 관리해주는 ‘밀리(mili)’ 서비스 베타버전을 지난 9월 선보였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밀리’나 ‘스트레스’로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다.
한때 가수로 연예기획사에 몸담고 생활하기도 했던 그가 ‘목소리’를 매개로 창업에 도전한 것이다. 디벨락 창업은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선택이다.
이 사장은 “노래, 소리에 대한 관심이 결국 이를 매개로 한 사업으로 이끈 것 같다”고 말한다.
2003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당시에는 절박함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디벨락을 창업한 지금은 다르다. 꼭 성공해야 하고, 반드시 성공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음악을 이런 각오로 했다면 조금 다른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가수 생활을 접고 대학에 복학해 졸업한 뒤 그는 한솔CSN과 음성인식 관련 벤처기업을 거쳐 자신만의 일을 찾아 올해 3월 창업했다. 이런 그가 추구하는 디벨락의 비전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9월 베타버전을 선보인 ‘밀리’는 올해 말 정식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1차 서비스 모델은 전화 목소리를 통해 통화자의 현재 스트레스 정도나 기분 상태 등을 분석해 이에 대한 다양한 관리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운동 처방 등을 추천해준다.
밀리 서비스는 사전에 구축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목소리 분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처음 목소리를 입력한 뒤 통화시마다 내용이 업데이트된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가치는 커진다. 물론 통화내용 자체가 아닌 목소리 데이터(톤 등)만을 수치화해 기록한다.
목소리 분석을 사업화한 곳은 디벨락이 처음이다. 미국에 ‘진저아이오(Ginger.io)’라는 스트레스나 질병 진단 서비스가 있지만 이는 개인 간 통화 횟수나 시간, 이동상황 등 통화 행태를 기반으로 한다. 목소리 자체를 분석하는 것은 아니다.
목소리를 분석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언어장벽에 따른 해외진출 어려움도 없다. 서비스 개발단계부터 해외진출을 준비했다.
의료용뿐 아니라 텔레마케팅, 영화나 음악, 쇼핑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하다.
이 사장은 “기본적으로 빅데이터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더 많은 사업모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회사는 이 대표를 포함해 이전 직장동료로 만나 함께 창업에 나선 개발팀장, 그리고 디자이너 3명이 전부다.
하지만 가진 꿈은 원대하다. 연말 정식 버전을 출시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글로벌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오히려 정신건강, 힐링 등에 관심이 많은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