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국산화에도 팔을 걷었다. 노트북PC에서 SSD를 채택하는 비중이 늘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SSD 시장 성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자체 설계 및 생산은 물론이고 SSD 제조까지 직접 나서 국산화 비율을 높인다. 관련 기술 및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중국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전문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회사 유니스플렌도어는 미국 대표적인 데이터 저장장치 기업 웨스턴디지털 지분 15%를 인수한다. 총 투자비는 37억8000만달러(약 4조4560억원)다.
웨스턴디지털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세계 1위 기업이다. SSD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HDD와 SSD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듀얼드라이브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차세대 HDD 기술을 연구개발하며 SSD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차세대 HDD 기술과 새로운 SSD 기술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저장장치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M&A하는 회사로 꼽힌다. D램익스체인지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SSD와 HDD 솔루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했다. 데이터 저장장치 기업 가운데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업이라고도 분석했다.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하는 등 중국 대표 반도체 기업이다. 비메모리 설계 분야를 넘어 메모리반도체 산업 진출을 추진한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육성 의지에 부응해 D램과 낸드플래시 자체 설계·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데이터 저장장치 생산력까지 갖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숀 양 D램익스체인지 트렌드포스 이사는 “데이터 스토리지 산업에 진출하려면 다양한 시장요구에 부합하는 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컨트롤러 칩 등의 요소기술을 갖춰야 한다”며 “중국 기업은 데이터 스토리지 장치를 현지서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반도체와 관련 부품을 모두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상반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발생한 대형 인수합병 사례에 중국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지난 상반기는 통상적인 연간 반도체 시장 인수합병 규모를 상회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중국 업힐인베스트먼트는 미국 ISSI를 7억3100만달러(약 8650억원)에 인수했다. 후아캐피털은 미국 옴니비전을 19억달러(약 2조2480억원)에 사들였다. JAC캐피털은 NXP의 RF파워사업부를 18억달러(약 2조1300억원)에 인수했다.

(자료=D램익스체인지)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