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포천과 포브스가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의 TV 소비전력 조작 의혹에 대해 불법행위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천 인터넷판은 ‘세계의 TV 제조사들이 폴크스바겐과 똑같은 짓을 저질렀는가’라는 기사에서 "삼성과 폴크스바겐 사태는 다르다. 삼성을 비롯한 TV 업체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유럽연합(EU) 출연기관인 컴플라이언TV의 미공개 실험결과를 인용해 삼성의 ‘모션 라이팅(motion lighting)’이 테스트 조건에서 소비전력을 낮추지만 실생활에선 절전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포천은 가디언 보도에 대해 "TV 제조사도 조작된 테스트 환경에서 에너지 효율을 과장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과다배출처럼 공공보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문제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포브스 인터넷판도 `삼성이 TV 에너지 테스트를 속였다는 주장에 반격을 가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실험과 실제 사용환경에서 소비전력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삼성이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의 모션 라이팅은 에너지를 절감하고 TV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 설계된 기능"이라며 "이 기능이 에너지 효율 테스트를 속이기 위한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폴크스바겐과 달리 삼성의 이 기능은 TV 메뉴에 항상 나타나 있고 언제든 누구나 이 기능에 접근해 켜거나 끄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모션 라이팅은 표준적인 ‘아웃 오브 더 박스 기술(설치 후 어떤 조정 없이 바로 실행되는 기술)’ 이라고 밝혔다. TV가 가정에 배달돼 전원이 연결되면 표준 모드에서 계속 작동돼 소비전력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폴크스바겐 조작 장치와 비교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가디언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