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연구원(KETI·원장 박청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수 만번 접었다 펴도 성능을 유지하는 투명전극과 이를 활용한 플렉시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태양전지는 두께가 0.005㎜로, 머리카락 20분의 1에 불과해 다양한 형태 곡면은 물론이고 의류 등에도 주름없이 부착할 수 있다. 유연성과 효율저하 특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곡률 반경 0.04㎜로 접은 상태에서 효율저하가 5% 이내로 유지되고 광전변환효율은 최대 7.4%다. 또 92% 가시광선 투과도와 7옴(ohm/sq) 면저항을 기록했다. 현재 산업계가 개발 중인 유연·투명 전극은 곡률반경 1㎜, 면저항 15ohm/sq, 투과도 85% 수준이다.
기존 유기태양전지는 투명전극에 인듐주석산화물(ITO)을 사용해 유연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은나노와이어와 투명 폴리이미드(코오롱 인더스트리 개발)를 채택해 두께를 ITO보다 10분의 1 이하로 줄이고 유연성도 높였다.
이 전지는 KETI 투명·유연 전극 기술과 KIST 태양전지 제조 기술이 융합됐다. KETI는 전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포집하기 위해 은나노와이어와 전도성 유기소재(폴리머)를 적층해 전도층을 제조했으며, 이를 투명 폴리이미드 내부로 들여넣어 전도층 굴곡 특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KIST 유기 태양전지 기술을 더해 기존 은나노와이어만으로 제작한 태양전지보다 약 60% 효율 향상을 가져왔다.
이 기술은 세계적 수준 재료분야 저널인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인사이드 백커버 논문으로 게재됐다.
KETI 김종웅 박사는 “연구 수행 중 확보한 은나노와이어 등 금속 나노와이어의 잠재된 특성을 다른 분야와 융합해 유연한 태양전지와 같은 새로운 소자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양산 제품에 적용을 위한 대면적 공정기술 등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IST 손해정 박사는 “그동안 태양전지 성능과 소자의 기계적 특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려웠던 유연 유기태양전지 효율과 유연성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