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최근 우리나라는 고령임신, 시험관 아이 출산 등을 원인으로 다태아 출산이 늘고 있다. 과배란을 통한 인공 수정 시 자연 상태보다 다태아 임신 확률이 높으며 쌍둥이 출산 시 임신 기간이 짧을수록 태아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김석영 교수는 “쌍둥이 임신은 전체 조기분만의 12.2%, 신생아 사망의 15.4%를 차지할 정도로 고위험 출산에 속한다”며 “쌍둥이 임신에서 둘 중 하나는 조기분만으로 이는 저체중아 출산의 원인이 돼 향후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태아발육지연도 단태임신보다 쌍태임신이 3배나 높다”고 전했다.
◆ 32주 미만, 가장 위험
김 교수가 2006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길병원에서 분만된 163례의 쌍둥이 임신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임신 기간이 32주 미만인 쌍둥이는 합병증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을 분만 시기 기준 A그룹(임신 32주 미만, N=52), B그룹(임신 32~36주, N=72), C그룹(임신 36주 이상, N=39)으로 나눠 각 그룹의 합병증 등 임상요인을 분석했으며 A그룹에서 각종 합병증은 물론 신생아 사망도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호흡기곤란증후군은 A그룹 41건, B그룹 11건, C그룹에서는 0건으로 나타났으며 동맥관 개존증(대동맥과 폐동맥 연결 혈관인 동맥관이 닫히지 않는 경우)은 A그룹이 21건 발생한 반면 B, C그룹은 각각 1건과 0건이 관찰됐다. 신생아괴사성장염은 A그룹은 7건이었으나 B, C그룹은 한건도 없었다.
또한, 신생아 사망은 B그룹에서는 단 1건, C그룹은 0건인 반면, A그룹에서는 15건이나 발생했으며 A그룹의 신생아 사망 중 7건은 미숙과 관련된 다양한 합병증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의 7건은 쌍둥이 간 수혈증후군, 1건은 선천성 이상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A그룹의 높은 합병증 유병률은 대부분 조기분만과 태아발육지연, 저체중아 출산과 연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조산과 관련이 깊은 자궁수축은 C그룹(2.8배/30분)보다 A그룹(6.5배/30분)과 B그룹(6.3배/30분)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김 교수는 “쌍태 임신이 증가하면서 전체 출산 중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고 위험 요인이 발견되면 전문의의 진료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논문은 ‘Clinical factors affecting the timing of delivery intwin pregnancies’라는 제목으로 ‘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지에 게재됐다.
◆ 조산, 가장 큰 위험 요인
우리나라는 한 해 약 5만 명 정도가 조산으로 태어나며 신생아 사망 원인의 50%가 조산이다. 조산에 따른 합병증, 유산율은 현대 의학의 발달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조산률 자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조산은 주로 신생아의 체중이 2.5Kg 미만인 저체중을 초래하며 조산과 저체중아일 때는 성장할수록 만성폐질환, 뇌실내출혈, 신경 및 감각발달의 미숙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조산은 조기진통, 조기양막파수(진통 전 양막이 파열해 양수가 나오는 상태), 임신부나 태아의 내과적 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임산부의 나이가 너무 적거나 많고, 오래 서 있거나 걷는 직업을 가질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등에 발생할 수 있다.
조산 예방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다태아임신, 조산의 경험, 질 출혈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조산을 의심할 수 있으며 자궁경부의 길이와 자궁수축측정 정도를 측정해 위험 요인을 살펴야 한다.
김 교수는 “쌍태 임신은 두 명의 태아가 자궁을 과팽창시켜 조기진통을 일으키며 조산 확률을 높인다”며 “쌍태 임신이라면 조산과 저체중 출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